국내 대표 경매회사 서울옥션이 코로나19가 만든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서울옥션은 지난 13일 2.5% 오른 739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2월 1일 종가 5360원과 비교하면 27.5% 상승했다.
코로나는 국내 미술품 시장에도 타격을 줬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2020년 연 매출 규모는 지난 5년간 최저 수준인 약 1153억원에 그쳤다. 2019년에 1565억원·2018년에 2194억원·2017년에 1900억원·2016년에 172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서울옥션은 지난해 낙찰총액 434억원을 올리며, 517억4000만원을 마크한 케이옥션과 함께 시장을 이끌었다.
하늘길이 막혀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동안 서울옥션은 매년 홍콩에서 네 차례 열리는 ‘옥션 위크’에 참가했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인해 거래총액이 300억원 정도 되는 홍콩 경매를 아예 하지 못했다.
서울옥션은 올 하반기부터 홍콩 ‘옥션 위크’에 참가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2019년 2분기부터 홍콩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서울옥션 입장에서는 매출 증대를 노릴 수 있는 부분이다.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경매 시장이 커지면서, 미술의 대중화가 본격화되도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메이저 경매회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는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온라인 경매를 각각 56건과 35건 진행했다. 소더비는 지난 7월에 처음으로 실시했던 화상회의 형식 경매에서 약 4355억원의 작품이 낙찰되는(낙찰률 93%) 성과를 냈다.
국내도 매년 온라인 경매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20년 상반기 온라인 경매 낙찰 금액은 121억원을 기록했다. 2019 한 해 동안 달성했던 197억원과 비교했을 때 파이가 커진 것이다.
잠재고객의 확대 측면에서 미술의 대중화는 중요하다. 기존에는 고액 자산가들이 주요 소비층이었지만, 2018년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소비층이 다양해지고 있다. 미술품 공동구매는 고가의 미술품을 다수의 투자자가 나눠서 구매하고 되팔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재테크 중 하나로 ‘아트테크’가 떠오르고 있다.
대중화의 흐름은 최근 3년간 서울옥션의 작품 낙찰수에도 나타난다. 3000만원 이하 작품 낙찰수는 2018년 867점·2019년 1188점·2020년 상반기 1421점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감정위원장은 지난해 말 “올해 경매 출품수가 처음으로 연간 3만점이 넘었다”며 “비록 여러 주변 경제 및 사회적 악재로 인해 매출은 큰 폭으로 줄었지만, 미술경기가 조금만 되살아난다면 그만큼 미술품 경매시장의 대중화가 크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할 만하다”고 짚었다.
지난 12월 미술품 양도차익을 거래 횟수와 상관없이 세율 20%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한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서울옥션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던 때는 2014년이다. 당시 정부가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미술진흥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고 미술품 거래가 늘어나면서, 서울옥션 주가가 약 3000원에서 2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코로나가 조금씩 회복되는 가운데, 경기 영향에 민감한 미술 경매 시장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할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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