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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코로나19 백신 자체접종 실시 (서울=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10일 기준 4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접종 후 두통과 발열, 오한 등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증상은 접종 후 체내 면역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백신을 맞은 뒤 사망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우려감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장 의료진이 백신 접종자에게 이상 증상과 대처법을 자세히 알리고, 정부가 접종자에게 하루 정도 휴가를 주는 등 접종 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담긴 '백신 접종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이상 증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하루 이틀 정도 휴가를 권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은 기존 백신보다 발열과 통증 등의 증상이 빈번하다. 이는 백신의 면역 형성 능력이 우수하다는 증거지만, 접종자에게는 우려가 될 수 있다. 백신 접종 후 응급실을 찾는 분들이 많다는 소식이 들려온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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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그는 "무작정 백신이 안전하다는 말로 국민을 안심시킬 수 없다"며, 백신 접종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한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로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접종자에게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신 접종 후) 절반 이상이 겪는 경한 증상은 48시간 지속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정보를 (접종자에게) 드리면 접종을 받는 국민이 안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로는 이상 반응에 대한 대처법을 알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상반응이 나타날 때) 무작정 응급실로 찾아가는 게 아니라 집에서 쉬면 해결되는 증상은 어떤 것인지를 알려야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도 덜 힘들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이 경증이라도 해도 실제 접종을 받는 국민은 증상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지막으로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휴가 제도화'를 제시했다. 그는 "증상 발생 비율이 높고, 증상이 생기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접종 후에 하루나 이틀 정도 쉴 방안을 마련하도록 국가가 지원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작용'이라는 용어에 담긴 두 가지 의미를 알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약물에는 주작용과 부작용이 있다. 약물을 사용할 때 기대되는 가장 중요한 효과는 주작용이며, 그 외 부수적인 모든 효과를 부작용(副作用·Side effect)이라고 하는데 이는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를 모두 일컫는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아스피린의 주작용은 해열·진통제이지만, 부수적으로 항응고라는 부작용이 있다. 하지만 이 부작용은 심혈관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조 교수는 "이런 부작용은 부수작용이라고 읽으면 더 이해가 쉬울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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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한상 기자]
이어 "(우리가 우려하는) 부정적이고 치명적인 결과를 뜻하는 용어 역시 부작용(副作用·Adverse reaction)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부작용이란 단어는 반드시 피해야 하고, 두려운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발열과 근육통 등의 부수 작용을 부작용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언론과 인플루언서(많은 구독자를 통해 대중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이)는 공포를 유발하는 발언을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백신 접종이 늘면서 부수 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속출할 것을 대비해 정부는 보건소를 비롯해 의료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수 작용과 관련해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할 경우, 이에 따른 불만이 백신 접종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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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채널 '부산의사 김원장' 영상 갈무리]
AZ 백신을 맞은 김경렬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부산의사 김원장)에 "백신을 맞고 집단면역을 형성해야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를 끝낼 수 있다. AZ가 효과는 떨어지지만,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진 건 팩트"라고 밝혔다. 이어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매년 접종하는 독감 예방접종에서도 사망자는 나오며, 예방접종과 사망 간 명확한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백신 접종 후 나타난 발열에 가장 효과적인 약으로는 타이레놀을 꼽았다. 김 전문의는 "(백신 접종 후) 가장 높았던 체온은 38.7도였고, 타이레놀 500mg짜리 2알을 먹으니 3시간 정도 지나서 열이 좀 떨어졌다. 타이레놀 등 3가지 약을 준비했는데 타이레놀이 가장 효과가 좋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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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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