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부동산재벌 벽계원(碧桂園, 비구이위안. 컨트리가든, 02007.HK)이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채권값이 하락하자 17일 넘는 자금을 투입해 자사채를 매입했다.
비구이위안은 17일 저녁 2022년 7월과 2026년 4월 만기 도래하는 자사채 각각 500만 달러어치씩, 총 1000만 달러어치(약 119억원)를 매입해 소각했다고 공시했다. 또 적절한 시기 자사채를 추가 매입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는 최근 중국 부동산 부문 위기 확산에 비구이위안 채권이 급락한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주 비구이위안 채권 가격은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고, 17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비구이위안은 최근 채권 투자자 동향이 심상치않자 지난주 3억 달러 규모 전환사채 발행 계획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비구이위안 주가는 17일 하루에만 전 거래일보다 9% 이상 폭락한 39.45홍콩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비구이위안은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도 대량 매입했다. 비구이위안은 17일 장마감후 공시에서 1134억4800만 홍콩달러(약 17조3000억원)를 투입해 자사주 28만7000주를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매입가는 주당 39.5~39.55홍콩달러다.
비구이위안은 중국 부동산 판매액 기준 1위 부동산 기업이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1위 업체조차 채권과 주가 하락에 어려움을 겪는 셈이다.
지난주 세계은행은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부채가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0%에 육박한 상황에서 중국 부동산 부문이 장기적으로 심각한 침체에 빠지면 전체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게다가 대다수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올해 거액의 부채 상환을 앞두고 있어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도 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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