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가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자기주식 취득 결정을 공시하면서 주가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간 자진 상장폐지 종목들의 경우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온 만큼 맘스터치 주가도 같은 수순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비싼 가격에 매각하기 위한 버티기 전략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이에 따른 과열 양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맘스터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88%(930원) 오른 61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맘스터치는 전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맘스터치의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매수 가격은 1주당 6200원으로 전날 종가 5200원보다 19.2% 높은 가격이다. 매수 예정 수량은 1608만7172주(발행주식총수의 15.80%)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2월 15일까지다.
한국에프앤비홀딩스 유한회사는 이번 공개매수에 대해 “자사가 보유 중인 보통주식 67.49%와 맘스터치앤컴퍼니가 보유 중인 16.71%를 제외한 잔여주식 1608만7172주(발행주식총수의 15.80%) 전부를 취득할 예정”이라며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절차와 방법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대상회사에 대한 자발적 상장폐지를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개매수와 관련해 공개매수자와 공개매수 대상회사의 최대주주, 임직원 및 주주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이해관계의 대립과 관련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지면서 주주들은 크게 환호하는 분위기다. 포털사이트 내 주주게시판을 보면 ‘아름다운 이별’, ‘손해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게 해줬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주가 역시 하락보다는 현재 수준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자진 상장폐지를 알린 SNK에서 알 수 있는데, 지난해 12월 16일 SNK는 최대주주 EGDC(일렉트로닉게이밍디벨롭먼트컴퍼니)가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공시한 바 있다. 당시 매수가격은 주당 3만7197원으로 공시 직후 12월 17일과 18일 두 차례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2만1050원에서 3만5550원으로 올랐고, 현재도 주가는 3만6650원을 기록 중이다. 옛 쌍용양회 우선주 자진상폐 사례에서 나타났던 과열양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투자자들은 더 비싼 가격에 매각하기 위해 주식을 경쟁적으로 매입하면서 주가도 급등하는 모습이 연출됐지만 결국 회사가 제시한 매입가에 매각할 수밖에 없어 일부 투자자들은 손해를 입은 전력이 있다. 일종의 알박기 형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상장폐지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상장에 따른 실익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량이 없고, 현 주가가 낮아 자금 확보에 도움되지 않는 경우 자진상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9일 기준 맘스터치의 주가수익률(PER)은 22.27배로 코스닥 업종 PER인 55.84배의 절반에 그친 상황이다.
오히려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배당금을 오롯이 챙겨갈 수 있다는 점에서 사모펀드들은 상장폐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맘스터치는 현금부자 기업이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409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있다. 또한 차입금은 41억원에 불과하다.
또한 맘스터치는 2배 가까이 성장했지만 배당은 인색해졌다. 케이앨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잡은 2019년 맘스터치의 주당 현금배당금은 50원이었으나, 2020년에는 30원으로 줄었다. 인수 관련 조달 비용을 인수기업의 배당금으로 채우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상장보다는 상장폐지 후 고배당, 감자 등의 다양한 자본거래를 활용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경우 통상 2년이나 3년 사이에 자본재조정이 이뤄진다”면서 “인수금융,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와 같은 메자닌의 비율과 이자 변경, 상환과 차환 등이 주요 조정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은 아닐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통상 상장사 프리미엄의 경우 200억~300억원 수준인데 이를 포기하고 매각한다는 건 업계 특성상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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