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위드 코로나로 성큼 다가간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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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2-02-1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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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의지 속 국민인식도 전환 이뤄져...경제회생이 '최우선'

  • 각 분야 정상화 속속 재개...관광·교육·서비스업 등 규제완화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 시간(It's time to go back to normal).”

베트남 주요매체인 VN익스프레스가 지난 2일, 영문판에 내건 머리기사의 제목이다. 보도내용은 말 그대로 베트남 시민들과 체류 외국인들이 정상화를 조속히 이루자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베트남 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이제는 정부의 정책 의지만이 아니라 시민들도 뉴노멀(새로운 일상)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껏 높아졌다. 아직 코로나19를 경계해야 한다는 일부 의견도 제기되지만, 경제회생을 위한 목표와 인식 전환도 함께 이뤄지면서 이른바 위드코로나(코로나 공존)를 향해 성큼 다가간 모습이다.

지난 2일, 설 연휴를 맞아 달랏 중심가에 모인 관광객 인파 [사진=VN익스프레스 영문판 캡처]

◆연휴기간 관광인파 붐빈 휴양지...도시로 돌아오는 노동자들
베트남 최대명절인 연휴가 한창이던 8일. 달랏(Dal Lat), 나짱(Nha Trang), 사파(Sapa), 호이안(Hoi An) 등 베트남 전역의 주요관광지에는 인파가 몰렸다. VN익스프레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음력 새해 첫날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이들 지역에는 수십만의 인파가 몰려 일부 지역 숙박률이 100%에 달하는 등 연휴특수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집계에 따르면 남부 휴양지인 달랏은 이 기간에 6만6900명의 방문객을 기록해 전년대비 수치가 139%나 증가했다. 호찌민시와 접해 있는 해변 도시 붕따우(Vung Tau)는 이번 연휴기간에 약 5만1000명의 관광객이 붕따우 해변을 방문했다. 또 북부 산악마을인 사파는 1월 29일에서 2월 3일 사이에만 2만5000명 이상이 방문해 시내 객실의 90% 이상, 3성급 시설의 수용 인원 100%를 기록했다.

호찌민시에서 달랏을 방문한 응우옌반훙(Nguyen Van Hung)씨는 "가족 모두가 예방 접종을 받았고 전염병 상황에서도 관광지에 방문하기가 어렵지 않았다“며 ”이번 연휴를 달랏에서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파가 몰리는 곳에 오면 코로나19 전파위험이 더 높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보건수칙을 잘 지켜왔고 크게 문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침체된 지방의 내수 관광경기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휴가 끝나면서 외곽이나 고향에서 노동자들도 속속 돌아오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현지매체 탄니옌(Thanh Nien)은 6일 하노이시의 주요도로인 탕롱대로, 중화대로 등이 귀경과 돌아오는 노동자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모처럼 북적이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전했다. 

6개월 만에 하노이로 돌아왔다는 투옌(Tuyen·28)씨는 “정부의 규제완화 의지도 확연히 드러나고 지난 4차 대유행처럼 봉쇄에 다시 들어가지 않을 거란 믿음을 가지고 왔다”며 “더 이상 농촌에 있는 부모님의 손을 빌리기 어렵다. 이제는 일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고향에 돌아갔던 인원은 수백여만 명이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기간 고향에 머물렀던 이들의 도시 복귀가 시작된다면 본격적인 서비스업 일자리의 공급, 내수경기 활성화 등이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정부, 3월 내 관광정상화 추진...각급학교 등교 정상화 시작

지난 9일, 하노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시작하고 있다. [사진=베트남플러스]

지난 연말부터 위드 코로나로 방향을 전환한 베트남 정부의 개방 정책도 계속되고 있다. 8일 정부는 상임위원회를 열고 외국관광객의 입국정상화를 요구하는 관광업계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하기로 했다. 

팜민찐 총리는 이날 전제조건으로 베트남이 관광 재개할 시기는 위험 그룹이 백신 3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3월 말에서 늦어도 4월 말까지 정부는 안전하게 관광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잘 통제되고 있다며 관광업뿐만 아니라 각 서비스업의 규제완화는 국민생활경제와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현재 지난 1월부터 백신접종을 2차례 이상 받거나 코로나19를 완치한 해외입국자를 대상으로 입국간소화(3일 격리) 방안을 적용하고 있다. 적용대상 국가는 76개국으로 늘었고 유효한 비자가 있다면 사전허가 없이 항공권 구매만으로도 입국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이 같은 방안에 아직 일반 외국인 관광객은 미적용되는 상황이다.

관광업계는 이번 설 연휴 기간 해외입국자 또한 대부분 해외체류하는 베트남인만 돌아온 것으로 집계됐다며 실질적인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태국과 필리핀처럼 조건 없는 무비자 입국을 허용해 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하고 모든 경로를 통해 해외여행을 할 수 있도록 베트남이 3월 31일부터 관광을 전면 재개할 것을 제안했다. 

각급 학교의 등교도 이번 주부터 정상화된다. 교육훈련부는 초·중·고·대학의 정상 등교를 7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신규지침에 따르면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전국 63개의 성·시 중 53개 지역이 7일부터 등교 허용되며 2월 이내에는 모든 성·시가 대면수업 정상화를 추진한다.

중학교의 경우 63개 성·시가 2월에 학생들을 등교시킬 계획이며, 이 중 57개 성·시에서 8일부터 100%가 직접 학교로 통학할 수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63개 성·시에서 학생들이 7일부터 등교할 수 있으며, 대학교의 경우 오는 14일부터 100% 대면수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일부 제한됐던 일부 비필수 서비스업종도 규제조치가 완화됐다. 하노이머이(Hanoimoi)에 따르면 하노이시는 지난 1년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제한하던 오토바이택시, 공연장, 영화관 등의 영업을 8일부터 허용했다. 또한 같은 날 하노이 시내 118개 버스 노선의 운행 횟수를 기존 절반만 운영하던 방침에서 100% 운행으로 정상화하고 버스 내 탑승정원 규정도 절반에서 정원한도 내로 확대했다.

베트남 최대 극장체인을 보유한 CJ베트남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그간 영화관은 누적적자가 가중되어 왔다”며 “영업제한뿐만 아니라 정부 규제가 본격적으로 풀리면서 관련업계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명률 3배 이상 줄어...1분기 내 성인 70% 이상 3차접종 목표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

각 분야의 정상화가 속속 재개되는 가운데 베트남의 코로나19 위중증 비율도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부에 따르면 8일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2263명으로 전체 확진자 19만2934명에서 1.2% 수준이다. 연휴 이후에도 신규확진자는 여전히 1만명 이상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중증화 비율은 최고점이던 지난 12월 22일(7827명)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줄어든 것이다.

최근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 통계를 신규 확진자를 매일 발표하던 것에서 벗어나 위중증과 사망자 위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의료대응 시스템도 위중증자·사망자 비율, 지역의 의료 능력, 50세 이상 예방접종률 관리 등 3가지 기준에 따라 개편 중이다. 또한 증상이 없는 확진자의 경우 자가치료를 원칙으로 하고 7일간의 격리기간을 거쳐 음성판정이 나오면 정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베트남 정부는 3월 말까지 백신구매와 접종을 지속추진해 성인 인구의 3차백신 접종률을 7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국경재개방, 비필수서비스업 정상화 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으로 3차 접종률 상승이 필수적이라는 방침이다.

보건부에 따르면 7일 기준 베트남의 백신접종률은 7435만6060명(75.3%)이 2차 접종을 받았고 2969만2103명(30.1%)이 3차 접종을 마쳤다. 아세안 국가 중에서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2위권이다.

팜민찐 총리는 8일, 설 연휴 이후 신규지침을 공표하면서 “전 국민 3차백신 접종운동에 주력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취약계층인 5~12세 아동과 50세 이상 노년층의 백신접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동시에 경제회생을 위한 과제 이행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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