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 대선 후보가 역대급 비호감 경쟁을 벌이는 데 더해 영부인 후보들도 이례적으로 릴레이 사과를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에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모두 제 불찰이고 부족함의 결과"라며 직접 사과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과 사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특히 제보자 당사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제가 져야 할 책임은 마땅히 지겠다"며 "수사와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김씨는 '법인카드 유용 혐의 등도 다 인정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즉답하지 않고 "지금 수사,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실질적인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협조하고 거기(수사)에 따라 결과가 나오면, 응분의 책임이 있다면 책임질 것"이라고 답했다.
김씨는 지난 2일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통해 관련 입장문을 내고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고 사과했지만 논란이 계속 확산하자 이날 직접 사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혜경씨가 이날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배경에는 이낙연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씨의 과잉 의전 논란 관련 질문에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진솔과 겸허라고 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지 잘 새겨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김혜경씨에 앞서 김건희씨도 지난해 12월 26일 허위 경력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일과 학업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며 시인했다. 또 "모든 것이 제 잘못이고 불찰"이라며 윤 후보를 향한 비난은 삼가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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