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내 메타버스의 대표적 테마주인 자이언트스텝의 종가는 4만6900원으로 마감했다. 전날보다는 2.40% 오른 수치지만 지난해 11월에 기록한 고점인 8만6000원 대비 45% 넘게 내려간 주가다.
자이언트스텝은 광고와 영상의 VFX(시각적 특수효과)와 인공지능 기반의 리얼타임 콘텐츠 솔루션 등의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이 기술들은 모두 메타버스에 활용되는 것들이다. 이에 자이언트스텝은 지난해 메타버스 테마가 주목받을 때 큰 폭의 주가상승을 겪었지만 올해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5만원대를 넘지 못한 채 횡보 중이다.
CG(컴퓨터 그래픽)와 VFX 기술을 기반으로 영화와 드라마 등에 대한 기술 지원 등을 제공해 주는 시각특수효과업체 위지윅스튜디오의 주가도 자이언트스텝과 유사하다. 지난해 12월 5만26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10일 3만2550원으로 마감했다. 고점대비 38% 넘게 떨어졌다.
메타버스 테마에 투자하는 ETF의 수익률도 악화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장에 상장된 메타버스 ETF는 총 8개다. 그중 4개가 국내 메타버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Fn메타버스 ETF와 NH-아문디 자산운용의 HANARO Fn K-메타버스 ETF,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메타버스 ETF, KB자산운용의 KBSTAR iSelect메타버스 ETF가 있다.
모두 지난해 말까지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모집에 성공한 상품이지만 올해 수익률은 악화 일로다. 가장 수익률이 나쁜 상품은 'KODEX K-메타버스 ETF'로 올해 초 1만3425원까지 올랐다가 1만70원까지 떨어졌다. 고점 대비 25%가량 감소한 수치다.
해외 메타버스 기업에 투자하는 ETF도 국내 메타버스 ETF보다는 선방했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이처럼 메타버스 테마의 투자 수익률이 악화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사명을 '메타'로 바꾼 페이스북이다. 메타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최근 쏟아지면서 메타버스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뒤흔들고 있다.
메타는 지난 2일 어닝쇼크 급의 실적전망 가이던스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1분기 매출을 270억∼290억 달러로 추정했는데 월가 애널리스트 전망치 301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 발표 이후 메타의 주가는 하루 만에 23% 가까이 폭락했다.
이후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메타가 아직 실체가 없는 메타버스 사업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25%가량 하향했다.
또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종의 확산으로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라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일상을 누리지 못하고 가상세계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 메타버스 테마의 모멘텀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일상화되고 리오프닝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가상세계의 인기는 자연스럽게 떨어지리라는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리라는 기대감에 수혜를 입던 테마인데 다시 기존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니즈가 더 많이 확인되고 있다"며 "메타버스 기술은 산업 구석구석 도입되겠지만 우리의 기대만큼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