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이 모기업인 현대차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대신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했다. 1분기 실적 선방과 별개로 전기차 경쟁력에 대한 판단이 상품성에서 생산능력으로 바뀌었다는 게 이유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진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31만원에서 26만원으로 16% 하향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 1분기 실적은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로 선방할 전망이며 이는 최근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가 낮아지고 있는 흐름을 감안할 경우 나쁘지 않은 결과”라면서 “판매량 감소와 러시아 영향을 원‧달러 환율이 만회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목표주가를 31만원에서 26만원으로 16% 하향한다”며 “최근 전기차 경쟁력이 상품성에서 생산능력으로 바뀌는 점을 감안해 주가수익률(PER) 배수를 10배로 낮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숙제는 전기자동차 기술력 상향 보다 생산능력의 확대로 바뀌고 있다. 배터리와 모터 그리고 자동차 내부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들의 경우 대부분 상향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차의 경우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생산능력은 전기차 업체들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폭스바겐그룹은 테슬라와 같은 신규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독일 볼프스부르크(Wolfsburg) 공장을 전기차 생산 기지로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투자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가운데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환 속도도 경쟁사 대비 빠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점유율 상승과 인센티브 축소에서 나오는 이익 증가 모멘텀은 여전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목표주가 하향과 별개로 올해 1분기 현대차 실적은 시장전망치를 약 2% 가량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때문이다. 현대차증권이 전망한 현대차의 영업익은 1조7049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월 중국 주요 도시 봉쇄 등 외부 악재로 최근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조7000억원 초반에서 1조6000억원 후반으로 낮아지고 있다”며 “이같은 흐름을 감안한 경우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