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국민MC' 유재석까지 소환된 '유퀴즈' 정치 편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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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04-2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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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출연 이후 '정치 편향' 논란에 빠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 CJ ENM 침묵 지키는 동안 정치권서 '국민MC' 유재석 소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출연한 tvN 예능 '유퀴즈' [사진=연합뉴스]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으로 꼽힌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했단 비판에 직면했다. 정치인 출연은 곤란하다며 청와대 측의 출연 요청을 거절해오던 제작진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게스트로 초대하면서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김부겸 국무총리도 출연을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 편향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제작진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 이에 프로그램 진행자인 '국민MC' 유재석에게도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논란은 윤 당선인이 유퀴즈에 출연한 다음 날인 21일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탁 비서관은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유퀴즈 출연을 타진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제작진은 숙고 끝에 CJ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다'는 요지로 거절 의사를 밝혔고, 우리는 제작진 의사를 존중해 더 이상 요청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CJ ENM 측은 "문 대통령 쪽에서 유퀴즈 출연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 [사진=연합뉴스]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이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김부겸 국무총리도 유퀴즈 출연을 타진했다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지사가 경기지사일 때 비서관이었던 김지호씨는 자신의 SNS에 "이 전 지사가 경기지사였을 때부터 대선 후보 때까지 CJ ENM 유퀴즈에 출연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제작진과 미팅을 추진했지만, 미팅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달받은 거절 사유는 '프로그램 진행자가 본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정치인 출연을 극도로 조심스러워한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을 두고 "당시엔 정치인 출연에 대한 (CJ ENM의) 엄정한 원칙으로 이해했으나 상대에 따라 고무줄처럼 움직이는 잣대를 보니 '줄서기'라는 다른 원칙이 있던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 대통령과 이 전 지사에게 엄격하게 지켜졌던 원칙이 왜 유독 윤 당선인 앞에선 작동하지 않은 것인가"라며 "(국민들은) 당선인의 출연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불공정한 '선택적 정치 중립'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씨는 CJ ENM 강호성 대표이사가 검사 출신인 점을 근거로 윤 당선인의 출연은 친분에서 비롯됐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했다.

김 총리 측도 유퀴즈 제작진의 오락가락한 출연 기준을 두고 불만을 드러냈다. 총리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정치인을 출연시키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란 뜻으로 받아들였는데, 그 원칙이 바뀐 건가란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총리 역시 작년 10월께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해 국민과 소통할 방법 중 하나로 유퀴즈 출연을 검토했지만, 출연 요청을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그램 성격상 정치인 출연은 곤란하단 이유에서다.
 

방송인 유재석이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TV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백상예술대상 사무국]

정치 편향 논란에 CJ ENM이 침묵을 지키는 동안 방송 진행자 유재석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 

현근택 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에 "국민MC로 존경을 받는 분이라면 그 이전에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답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재석씨에게 묻고 싶다. 정치인 출연을 자제하려고 했던 것이 맞느냐"고 유재석을 언급했다.

현 전 대변인은 "유재석 소속사가 악성 댓글에 합의 없이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본인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면서 “정치인 출연을 자제하려고 했던 것이 맞는가? 윤석열 당선인은 정치인이 아닌가? 문재인 대통령, 김부겸 총리, 이재명 지사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적었다.

이어 "김 총리실 관계자도 ‘유재석이 (정치인 출연에) 상당히 부담감을 느낀다는 답변을 받았고 우리도 더는 제안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고, 이 전 지사 비서관도 같은 말을 했다”며 “거절의 이유로 (제작진이) ‘진행자가 싫어한다’는 것을 제시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제작진이 ‘진행자는 출연자 섭외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한 것과 배치된다”며 “제작진이 거절하기 위해 진행자 핑계를 댄 것이라고 해도 믿을 사람이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한편, 유퀴즈는 각자 인생 드라마의 주인공인 이웃들을 만나본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방송에서 윤 당선인은 사법시험 준비와 검사 재직 시절 에피소드와 당선 소회, 최근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래픽=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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