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19일 348억4000만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18일 종가 기준으로 40만주를 매수할 수 있는 규모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키움증권 주가는 급등했다. 지난 20일 키움증권 주가는 전일 대비 5.35%(4600원) 오른 9만600원으로 마감했다. 자사주 매입은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량을 줄여 기존 주식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이 300억원대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하면서 올해 들어 증권사의 자기주식 매입 규모는 총 2993억7650만원을 기록하며 3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 들어 자사주를 가장 많이 매입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3월 17일 1000억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또 단순히 자사주 취득에 그치지 않고 이번 계약으로 체결하는 주식을 전량 이익소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여타 상장사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화끈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상장사는 172곳으로 전체 규모는 약 2조7301억원이다. 평균적으로는 1개 기업이 약 158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셈이다. 반면 증권사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39억~1000억원, 평균 매입액은 498억원으로 상장사 평균 대비 3배를 웃돌았다.
증권사들이 잇따라 자기주식 취득에 나서는 까닭은 증시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수수료수익 감소와 변동성 장세에 따른 운용수익 악화 우려에서 주가를 지키기 위해서다. 지난해 7월 33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12월 3000선이 붕괴된 데 이어 5월 들어서는 장중 2546.80까지 떨어졌다. 20일 종가는 2639.29로 지난해 최고점 대비 20.14%(665.92포인트) 급락했다. 연초(2988.77) 대비로는 11.69%(349.48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자사주 매입에도 증권사 주가는 맥을 못 추는 모양새다. 연초 2095.98이었던 코스피 증권 지수는 지난 20일 10.03%(210.43포인트) 내린 1885.55로 마감했다. 자사주를 매입한 종목들의 연초 대비 낙폭도 미래에셋증권 -6.78%, 키움증권 -15.32%, 대신증권 -12.73%, 신영증권 -9.77%, DB금융투자 -11.32% 등으로 주가 방어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연초 대비 주가가 상승한 증권사는 5180원에서 6000원으로 15.83%(820원) 오른 메리츠증권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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