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인플레이션 방어주로 꼽혔던 리츠마저 처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리츠는 9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10% 가까이 떨어졌고 미국 리츠는 2주 새 10% 넘게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인 만큼 신중한 대응을 강조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전일 대비 0.61포인트(0.06%) 내린 1097.87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이날 코스피는 주가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 유입으로 17.90포인트(0.75%) 상승 마감했다. 특히 리츠 TOP 10 지수는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테마 27개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했다. 리츠가 기계적 반등장에서도 소외된 셈이다.
'리츠 지수' 9거래일 하락, 반등장서도 소외
KRX 리츠 TOP 10 지수는 반등장에서도 하락 마감하면서 9거래일 연속 하락이라는 오명을 썼다. 지난 8일 1213.15로 마감했던 지수는 9일부터 21일까지 9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총 9.50%(115.28포인트)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626.15에서 2408.93으로 8.27%(217.22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KRX 리츠 TOP 10 지수는 국내 상장리츠 시가총액 상위 10개로 구성된다. 주요 구성종목 및 시가총액은 △롯데리츠 1조3776억원 △ESR켄달스퀘어리츠 1조2060억원 △SK리츠 9704억원 △제이알글로벌리츠 8743억원 △신한알파리츠5677억원 △코람코에너지리츠 5241억원 등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8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면서 시중금리가 급등,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하단 4.3%, 상단 7.1%를 기록했다"며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이 7%를 돌파한 것은 13년 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미국의 과거 사례를 보면 주담대 금리 하단이 5%대에 진입할 경우 시차를 두고 주택가격이 조정을 받은 바 있다"며 "금리 인상으로 주택가격 하락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 하락 우려도 높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 급등에 부동산 가격 축소 전망으로 타격
개인의 리츠 순매도 행렬과 기관의 순매도 전환도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상장리츠 시가총액 1위 롯데리츠를 기준으로 보면 개인은 2분기 내내 롯데리츠를 순매도하는 중이다. 월별 순매도액은 4월 129억9000만원, 5월 87억7500만원, 6월 136억1400만원 등이다. 반면 4월(163억3800만원)과 5월(65억7900만원)에는 순매수세를 보였던 기관은 6월 들어 71억3500만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태세를 전환했다.
한 리츠업계 관계자는 "최근 리츠를 순매수하면서 우호적인 수급환경을 조성하던 주체는 기관과 연기금이었지만 한 축인 기관이 이탈하기 시작하면서 리츠 가격이 조정받기 시작했다"며 "경기침체로 인해 임대료에 비용을 전가하기 어려워지고 자산가격이 조정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면서 기관투자자들도 리츠 비중을 축소하는 모양새"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리츠 가격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서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멈춰야 하는데 국제 원자재 가격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등은 물가상승이 둔화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물가가 진정되면 순자산가치 대비 시가총액이 낮은 리츠 위주로 분할매수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