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7원 오른 1299원에 개장했다. 이후 오전 9시 28분 기준, 1301.8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한 건 약 13년 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7월 14일에 장중 한때 1303원까지 올랐다.
전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지속해서 올리겠다고 강조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달러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후퇴할 가능성이 있고, 연착륙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거래를 마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경기 침체 우려가 계속되면서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자산 매도가 계속되면 고환율이 유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외환당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어 상승세가 둔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승혁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금일 환율은 경기 침체 가능성에 기반한 외국인들의 위험자산 포지션 정리가 국내 투자자산 매도로 연결돼 1300원 지지력을 테스트할 전망”이라며 “파월 의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며 밤 사이 글로벌 투자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다만 "모니터링 이상의 당국 조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최근 공백기를 보인 네고물량(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나오는 달러 물량) 역시 상단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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