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규모가 42일 만에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오면서 재유행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7일 질병관리청은 전날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가 1만937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25일(2만3945명) 이후 가장 많을 뿐 아니라 한 주 전(1만455명)의 1.9배로 늘어난 규모다. 확진자 규모가 한 주 만에 ‘더블링’(2배 수준으로 증가) 현상을 보인 것은 역대 최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3월 17일(62만1151명) 이후 처음이다.
확진자 증가 추세에도 다행히 위중증 환자 규모는 크게 늘지 않았다. 지난주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50명으로 전주 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달 12일 이후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의료 대응도 아직은 여력이 있는 편이다. 앞서 정부가 유행 안정세에 맞춰 병상 수를 단계적으로 줄여왔지만, 중환자실 가동률은 지난 한 달 동안 10% 이하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규모가 15만~20만명대로 늘 수 있다고 전망한다. 최근 확산세의 주범인 BA.4, BA.5 변이가 먼저 유행한 미국과 유럽 국가에서도 이 정도 규모로 재유행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확산세를 이끄는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인 ‘BA.5’다. 국내 검출률이 6월 첫 주 0.9%에서 6월 넷째 주 24.1%로 3주 만에 크게 늘었다. BA.5는 백신이나 자연 감염으로 형성한 면역체계를 회피해 감염되는 수준이 기존 오미크론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재유행에 대한 대비는 원칙을 바꾸는 것보다 현재 유지되고 있는 병상 등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도 재유행을 대비해 특수·응급 병상 확보, 응급실 시스템 재정비 등에 나섰다. 분만·투석·소아 등 특수환자들이 코로나19가 재유행해도 치료받는데 피해가 없도록 적정 수준의 병상을 확보하고 특수병상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현재 코로나19 환자용 분만 병상은 250개, 투석 병상은 288개, 소아 병상은 246개 확보돼 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전문가의 주장을 받아들여 ‘확진자 7일 의무 격리’를 2차례 연장했다. 당국은 오는 17일까지 연장된 의무 격리의 지속 여부를 재논의할 계획이다. 4차 접종 60세 미만 확대 여부 및 시기, 사회적 거리두기 재도입 여부, 확진자 증가에 대비한 병상 대책 등도 주요 논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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