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양날의 검' 공매도 어쩌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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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2-07-1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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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이 1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재밌는 사진이 올라왔다.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목마 태운 모습인데, 그들이 바라보는 풍경에는 지수 그래프가 그려져 있다. 그 사진에는 ‘아들아, 아빠가 어렸을 때 코스피가 3000이었단다’라는 문장이 큼지막이 써있고, 아들 말머리에는 ‘아빠가 저기서 샀어요?’라고 질문한다.
 
웃기지만 현재 시장 상황을 곱씹어보면 씁쓸함이 더 크다. 일각에서는 주식 폭락의 원인을 공매도에서 찾는다. 2년 전 사례를 보면 그럴 법하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며 국내증시가 폭락하자 금융당국은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당시 조치 이후 3주 정도가 지나자 실제로 코스피와 코스닥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상승장이 지속되면서 공매도 금지 효과를 봤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 조치가 모두 긍정적 결과를 불러오는 건 아니다. 이전에도 금융당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재정 위기 때 각각 8개월, 3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다. 당시에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 2008년, 2011년 공매도 금지기간 동안 코스피는 각각 3.4%, 12.1% 하락했다.
 
이처럼 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공매도는 주식 등 유가증권을 차입해 매도하는 투자전략이다. 쉽게 말해 없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 빌린 주식을 사서 갚는 것이다.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주식 적정가격 형성, 투자자 위험관리 편의성이 제고된다는 순기능이 있는 반면 시장교란 작동 가능성, 결제불이행 위험, 개인투자자 소외 등 역기능도 존재한다.
 
또한 쇼트포지션(매도)이기 때문에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대표적인 위험회피(헤지) 수단이다.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 등이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롱포지션(매수)으로 수익을 추구해야 된다. 이에 공매도를 가리켜 흔히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한다.
 
시장의 눈은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쏠렸다. 취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의 공매도와 관련한 발언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도 시장이 급변하거나 필요한 경우 공매도를 금지한다”며 “시장상황에 따라 공매도뿐만 아니라 증안기금(증시안정화기금)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공매도 금지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현재 주식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빠른 시일 내 금융당국의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양날의 검인 공매도, 어쩌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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