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선 누출과 포격 사고를 막으려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 포격 위험이 커진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폐쇄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에 남아 있는 유일한 원자로 폐쇄를 고려한다고 밝혔다.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우크라이나가 자포리자 원전의 가동이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장은 6기의 원자로 중 5기가 중단됐으며 이는 원전에 대한 전력 공급원이 1개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원전은 원자로 가동과 폐연료 냉각을 위해 일정량의 전력이 공급돼야만 한다. 원전에 전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원자로가 과열되면 최악의 경우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최소 250MW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기 남은 원자로를 중단하고 이를 유지하려면 발전기에 200톤의 디젤을 이용해 연료를 공급해야 한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체에 있는 연료가 2250톤이며 200톤의 디젤을 매일 공급하려면 하루에도 여러 번 공급이 이뤄져야만 한다.
자포리자 원전은 전쟁 직후인 올해 3월부터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다. 다만 원전에는 이달 초 IAEA 사찰에 참여한 전문가 2명이 남아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직원, IAEA 사무국과 소통하고 있다. 그로시 총장은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서 모든 포격을 즉각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당장 원자력안전안보보호구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로시 총장은 “운영 직원의 안전과 보안이 보장돼야 발전소에 대한 전력을 복구할 수 있다”며 “우리가 원전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불가능한 상황이 점점 더 위태로워진다"며 "용납할 수 없고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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