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숙적' 미국에 패하자 축포 터트린 이란 시민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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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12-0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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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 이란과 미국의 경기. 이란 여성 응원 팬이 휴대전화로 경기장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이란 축구 대표팀이 미국에 패하자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일부 이란 도시에서는 축포가 터졌다.

1일 AFP통신 등 일부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란 축구 대표팀이 미국에 패한 당일 온라인 공간에는 이란 반정부 시위대가 폭죽을 터뜨리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환호하는 모습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란 반정부 성향의 온라인 매체 '이란 와이어'는 트위터에 "이란 축구팀을 상대로 미국의 첫 골이 터지자 사케즈 시민들이 폭죽을 터트리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사케즈는 지난 9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했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의 고향으로, 반정부 시위가 촉발한 장소다. 이란을 상대로 한 미국의 첫 골에 환호성이 나온 곳은 사케즈 뿐만이 아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케르만샤 △마하바드 △마리반 등에서도 축포가 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국민이 자국 대신 상대팀을 응원한 배경에 대해 AFP통신은 "미국을 꺾어야 한다는 정부의 압박과 정부에 대한 깊은 반감을 가진 시민들 사이에서 이중고를 겪어야 했던 이란 대표팀의 저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란의 언론인 아미르 에브테하즈는 본인 트위터에 "그들은 졌다.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라고 했다.

한편 이란 정부는 미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반정부 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된 전직 국가대표팀 축구 선수 2명을 지난달 29일 석방했다. 석방된 이들은 이란 프로축구 풀라드 후제스탄 소속 선수 부리아 가푸리와 전직 국가대표 골키퍼 파비즈 보루만드다. 이들은 반체제 선전을 하거나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를 두고 국내외적으로 깊어진 분노를 달래기 위한 이란 정부의 보기 드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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