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또 올린다고?" 식품업계, 가격인상 주기 더 짧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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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3-02-0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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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계산대에서 계산 중인 소비자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1년에 한 번 올린다'는 식품업계 불문율이 지난해 깨진 이후 3~6개월 만에 가격을 인상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1년 내 2~4차례 가공식품 가격을 인상하는 식품업체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실제 롯데리아와 써브웨이는 1년 만에 세 차례나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롯데리아는 이날 버거 등 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5.1% 인상했다. 지난 2021년 12월과 지난해 6월에도 제품값을 인상했다. 1년 2개월 새 세 차례나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2021년 12월 당시 200~300원 오른 햄버거 가격은 작년 6월 400~500원, 이달엔 200~400원가량 오르면서 1000~1200원 상승했다. 

써브웨이는 지난 1일 샌드위치와 샐러드 제품 가격을 평균 5.1% 인상했다. 지난해 1월과 7월에 '15cm 샌드위치' 가격을 각각 평균 5%가량 올렸다. 

커피 제품 가격 인상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 동서식품은 창사 54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1월과 12월 두 번에 걸쳐 제품 출고가를 인상했다. 인상률은 각각 평균 7.3%, 9.8%에 달한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12g)' 가격은 1만3330원으로 11개월 만에 2020원(17.8%) 올랐고 '카누 아메리카노(90g)'는 2610원(17.8%) 상승한 1만7260원의 가격에 판매 중이다. 지난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현미녹차(25개입)'는 2400원에서 2600원으로 8.3% 인상됐고 '순보리차(15개입)'는 2800원에서 3000원으로 7.1% 올랐다. 

과자와 아이스크림도 예외는 아니다. 빙그레는 지난해부터 주요 제품을 세 차례나 올렸다. 제과부터 아이스크림, 주스류, 유지류까지 가격 인상 품목도 다양하다. 

특히 인상 주기가 다른 업체와 비교해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2월 편의점 아이스크림 가격을 10% 올린 데 이어 이달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전날엔 메로나 등 아이스크림 가격을 20% 올렸다. 3개월 만의 가격 인상이다. 이에 앞선 지난해 3월과 8월에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아이스크림만 세 차례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품목을 확대하면 인상 주기는 더욱 빨라진다. 작년 5월 쥬시쿨, 요구르트 등 일부 주스와 유제품 값을 최대 6.7% 올린 것을 포함하면 인상 주기가 두 달로 더 짧아진다. 

롯데제과도 이번달부터 과자와 아이스크림 제품값을 최대 2000원 올렸다. 지난해 4월 과자와 아이스크림 가격을 최대 1600원 인상한 데 이어 같은 해 8월 햄과 비엔나, 돈까스 등 육가공 및 간편식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문제는 주로 가격 인상 주기 단축을 주도하는 업체가 시장점유율 1~2위를 차지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롯데리아, 동서식품, 빙그레는 업계 선두업체다. 롯데리아는 점포 수 기준 업계 2위로, 지난해 버거업계 가격 인상을 주도했다. 현재 버거킹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빙그레와 롯데제과는 빙과업계 선두를 다투는 경쟁사다.

동서식품의 믹스커피 시장 점유율은 판매액 기준으로 88%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비가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유류비, 물류비 등이 계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제품 가격 인상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수익성 방어 차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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