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적자 절반으로 '뚝'...'나영호'식 '실리주의'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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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
입력 2023-02-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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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나영호 롯데온 대표의 '실리주의'가 성과를 내고 있다. 나 대표는 취임 2년여 만에 분기 적자 규모를 절반으로 줄였다. 오픈마켓을 겸한 '버티컬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버티컬 커머스는 여러 카테고리 상품을 다양하게 갖춘 종합몰과 달리 특정 카테고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플랫폼을 말한다.
 
13일 롯데온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8.8% 증가한 360억원, 영업적자는 42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에서 주목할 점은 500억원에 육박하던 영업적자를 251억원이나 줄인 것이다. 3분기까지 기저효과 영향으로 연간 적자 폭을 크게 줄이지 못했으나 4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4분기의 성과를 이어갈 경우 롯데온은 올해 흑자전환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특히 2021년 8월부터 진행된 ‘거버넌스 통합’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이 고무적이다. ‘거버넌스 통합’ 이후 롯데백화점과 마트 사업부가 롯데온을 통해 판매하는 매출은 롯데온이 아닌 각 사업부의 매출에 포함된다. 반면 배송비, 마케팅 등의 비용은 이커머스 사업부가 부담하는 구조다. 백화점과 마트 등 관계사의 상품을 팔면 팔수록 이커머스 사업부는 적자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방식이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실적 [사진=롯데쇼핑]

적자임에도 나영호 대표의 조직 개편이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 나영호 대표가 롯데온의 키를 잡은 건 2021년 4월이다. 당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나영호 대표를 위기의 롯데온을 살리기 위해 구원투수로 낙점했다. 나 대표는 이베이코리아에서 이커머스 최초 전용 신용카드(PLCC)인 스마일카드와 자체 결제 시스템인 스마일페이를 기획하며 업계에 '입지전적인 인물'로 올라섰다. 
 
나 대표는 작년 9월부터 롯데온의 플랫폼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마진율이 높은 명품·뷰티 등 버티컬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고객 생활 패턴에 따른 개인 추천 영역을 확대했다. 실제 4분기 롯데온 내 전문관의 거래액 비중은 20%로 증가했다.
 
오픈마켓을 확대한 것도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 4분기 롯데온에서 운영하는 오픈마켓 사업에서 120억원가량 영업이익 개선에 성공했다. 
 
또한 롯데온의 디지털 핵심 요소들 중심으로 비용도 크게 줄였다. IT 역량을 내재화한 결과 IT 용역비를 전년대비 절반 가까이 낮췄으며, CS 서비스 및 플랫폼 서비스 개선, 챗봇 고도화를 통해 콜센터 운영비도 13.4% 축소했다. 또한 지난해 꾸준히 진행한 롯데마트 근거리 배송 효율화 작업으로 인해 마트 물류 운영비도 15.8% 감축했다.
 
롯데e커머스 사업부는 올해도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뷰티, 명품, 패션 버티컬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연내 추가로 전문관 오픈을 준비 중이다. 추가로, 지난해에 이어 IT 역량 내재화를 통한 생산성 증대, 마트 사업 물류 효율화 등의 노력도 지속할 방침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롯데e커머스 사업의 핵심인 플랫폼 사업의 매출액이 전년대비 54.3% 증가했으며, 영업적자는 265억원 축소했다"며 "또한 백화점 등에서 마케팅 비용 효율화를 통해 각각 57억, 120억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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