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과 2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각각 1417건, 1506건을 기록했다. 서울은 지난해 7월(648건)부터 12월까지 6개월 연속 1000건에 못 미치는 거래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아파트 거래가 1000건을 넘어섰다.
특히 강동구, 노원구, 송파구가 1·2월 연속으로 100건 이상 매매를 체결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을 끌어올렸다. 2월에는 전년 동월(821건)보다 2배가량 많은 거래량이 집계됐는데 2월 계약 신고 기간이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월별 최고 거래량을 기록한 4월(1749건)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경기도는 1·2월 아파트 총 거래량이 1만건에 근접했다. 이날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올 들어 경기도 아파트 거래 건수는 1월 4588건, 2월 5180건으로 나타나 총 976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거래량(4만6798건) 대비 약 21% 수준으로 거래에 속도가 붙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2월 합계 7336건보다는 2400건 이상 많은 수치다. 화성시와 수원시가 1·2월 각각 1141건, 974건을 기록하며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 상승을 이끌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1·3 부동산 대책 등 규제 완화 정책이 거래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와 용산을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는 동시에 이달 들어 다주택자 대출 완화 등을 시행했다.
서울 시내 A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매수 문의가 늘었다"며 "수요자들이 향후에 집값이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 B중개업소 대표는 "1·3 부동산 대책과 함께 다주택자 대출 완화까지 발표하면서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가격 하락세도 조금씩 둔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2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4% 하락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둘째 주(-0.22%) 이후 가장 낮은 하락 폭이다. 경기 아파트 매매 가격도 -0.47%를 기록하며 전주(-0.55%)보다 낙폭을 줄였다. 인천 역시 0.36% 하락하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낙폭을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거래량 증가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는 볼 수 있지만 거래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는 시각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월별 5000~6000건을 평균으로 보고 활황기에는 1만건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활성화 단계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급매 소화 이후 호가가 높아진 곳을 중심으로 다시 거래가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도 추세 전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라는 의견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에 거래가 반등했다고 하지만 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곳은 거래가 잘 안 되는 분위기다. 이는 시장이 매수자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량이 두 달 연속 1000건을 넘은 것은 적은 거래량 내에서 반등이라고 봐야지 거래가 회복세에 들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평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거래가 얼어붙었던 상황을 고려하면 거래 증가는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면서도 "한참 거래가 됐던 2020~2021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실수요 외에 투자 수요가 따라붙어야 하지만 지금은 실수요자의 급매 위주로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