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정복을 위한 K-바이오의 세계 무대 진출이 본격화했다. 하반기 국제학술대회에서 신약 임상 결과 발표가 연이어 예정된 가운데, 이를 통해 그간 주춤했던 제약·바이오에 대한 주목도가 다시 높아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나흘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에 이어, 10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 11월 미국간학회 국제학술대회(AASLD) 등을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성과가 공개된다.
우선 유한양행은 이달 세계폐암학회를 통해 3세대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관련된 주요 연구를 발표한다.
렉라자는 2021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국산 신약이다. 국내에서 지난 6월 1차 치료제로 변경 허가를 받은 바 있다.
특히 이번 학회를 통해 발표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렉라자와 ‘이레사’(게피티닙)를 비교한 임상(LASER301) 결과에 따르면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렉라자군이 20.6개월로 대조군인 게피티닙의 9.7개월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54% 더 낮았다. 해당 연구는 참여한 393명의 환자 가운데 258명의 아시안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렉라자는 LASER301 연구에서 이레사 대비 향상된 효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종양 검체 조직에 위치한 3차 림프 구조(TLS)를 ‘루닛 스코프 TLS’로 분석해 치료 반응을 예측한 결과를 발표하고, 한미약품은 폐암신약 후보물질 ‘포지오티닙’ 임상 2상의 2개 코호트(동일집단)에 대한 연구결과를 내놓는다.
내달 열리는 유럽종양학회에선 유한양행이 ‘타그리소 잡기’에 본격 나선다. 글로벌 제약사 얀센은 자체 개발한 EGFR 표적항암제 '리브리반트'와 유한양행 '렉라자'를 병용해 경쟁사인 아스트라제네카(AZ)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단독요법과 직접 비교하는 임상 '마리포사(MARIPOSA)'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결과에 따라 후발주자인 렉라자가 타그리소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신라젠이 신장암 대상 펙사벡-리브타요 벙용요법 임상2상 결과를 포스터 발표하고, 메드팩토는 전이성 대장암 대상 벡토서팁·키트루다 병용요법 임상 2상 중간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EDGC(이원다이애그노믹스)는 항암제 후보물질 ‘EC-352H’와 ‘EC-374H’가 림프암에 보인 효능을 공개한다. 신라젠은 신장암 대상 펙사벡, 리브타요 병용요법 연구 결과에 대해 포스터 발표를 한다.
아울러 박셀바이오는 진행성 간암치료제 임상2a상 종료를 위한 최종 연구 결과를 미국간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포스터로 공개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세계 학술대회를 통한 주요 임상 결과 발표로 코로나19 시기 반짝 주목을 받았던 바이오 업계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높다”면서 “특히 내달 열리는 유럽종양학회에서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대비 우수한 효과를 입증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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