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강보험료율은 1% 인상해야 한다. 만약 동결되면 적자는 불가피하다.”
정기석 신임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이사장은 14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히면서, 최소한의 건보료율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날 정 이사장은 “보험료 1%가 인상될 경우 그 해 수익금은 7377억원 정도로 예측하고, 동결이 될 경우 5년 후 적립금은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장기 재정 계획을 감안해서 충격이 적은 방향으로 최소한도는 올리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건보료율은 7.09%다. 지난해 대비 1.49% 오른 수치다. 건보료는 최근 10년간 2017년 동결을 제외하고 매년 증가해 왔다. 최근 5년간 평균 보험료 인상률은 2.7%다. 일각에서는 건보공단 적립금이 24조원으로 사상 최대치에 달해, 내년도 건보료율은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정 이사장은 공단에 불법·부당 의료기관을 단속하기 위한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역시 재정 누수 방지의 일환이다.
간보공단에 따르면 현재 수사기관이 사무장 병원을 수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1.8개월이다. 다만 특사경이 도입되면 이를 약 3개월로 줄일 수 있다. 사무장병원으로 인한 누수액은 200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약 3조43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공단이 회수한 금액은 2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정 이사장은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과 같은 불법·부당 의료기관을 신속히 잡아내 건보료 누수를 막을 수 있다”면서 “특히 사무장병원의 경우 국민 건강보다는 영리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계 우려가 있는데,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국민들에게도 기회가 될 때마다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건보공단 내부 차원에서도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인력을 늘리지 않고, 비대면 시스템으로 처리하는 등 디지털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한 푼이라도 아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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