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를 고품질 발전의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려 세계 각국의 현대화 실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내놓은 중국 대외 핵심전략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의 향후 10년 청사진이다.
"중국식 현대화는 모두가 잘사는 현대화"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일대일로의 향후 전망과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현대화'와 '고품질(高質量)'은 이날 시 주석의 연설을 꿰뚫는 키워드다. 시 주석은 약 30분간 연설에서 현대화를 10차례, 고품질을 5차례 언급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와 함께 현대화를 실현하길 기대한다”며 "세계의 현대화는 평화발전·호혜협력·공동번영의 현대화여야 한다"고 했다. 일대일로를 통해 개발도상국 등 각국에 중국식 현대화 모델을 보급하겠다는 이야기로 읽힌다.
고품질 일대일로···지속가능 협력 초점
이어 시 주석은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고품질의 일대일로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약속해 각국과 함께 현대화를 실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교통 인프라 △개방형 세계 경제 구축 △실질적 협력 △녹색 발전 △과학기술 혁신 △민간교류 △투명성 △다자간 협력플랫폼 구축 등 모두 8가지 방면에서다.
구체적으로 매년 글로벌 디지털 무역박람회를 개최하고 '실크로드 전자상거래 협력선행구'를 조성하는 등 개방형 세계경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향후 5년간(2024~2028년) 중국의 상품 무역 및 서비스 교역액이 각각 32조 달러, 5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시 주석은 전망했다.
또 중국 국가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은 각각 3500억 위안의 일대일로 자금 조달 창구를 설치하고, 일대일로 전용기금인 실크로드 펀드는 800억 위안 자금을 추가하기로 했다. 일대일로 투자 기금을 늘려 '작지만 아름다운(小而美)' 민생사업처럼 실질적이고 시장지향적인 협력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중국 일대일로 사업이 개발도상국을 '부채의 함정'에 빠뜨린다는 서방국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다.
일대일로 참여국 간 과학기술교류 회의를 개최하고 '량주(良渚)포럼'이라는 문명 대화 채널도 열기로 했다. 량주는 5000년 전 지금의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일대에 형성된 중국 신석기 문화를 일컫는 말이다.
이밖에 에너지·세금·금융·녹색 개발·싱크탱크·미디어·문화 등 분야에서 일대일로 국가간 다자간 협력 플랫폼 구축도 강화해 지속가능한 협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일대일로가 평화 발전·협력 상생을 추구함을 강조하며 “경제 발전이 더 빠른 국가는 뒤처진 파트너를 끌어안아야 한다”며 “서로를 친구이자 파트너로 존중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 서방국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중국의 일대일로는 상호연결·상호이익·공동개발·호혜상생을 추구한다"며 "이데올로기 대립, 지정학적 힘겨루기, 집단정치 대결을 하지 않고, 일방적 제재, 경제적 압박, 디커플링(脫鉤斷鏈, 공급망 등 분리)에 반대한다"고 했다.
24國 '우군 굳히기'···中지도부 총출동 '환대'
올해로 일대일로 10주년을 맞이한 중국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일대일로 참여국을 미국 등 서방국에 맞서 중국의 든든한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공 들이는 모습이다.
중국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환영 만찬도 성대하게 개최했다. 시진핑 주석 내외가 주최한 만찬에는 리창·자오러지·왕후닝·차이치·딩쉐샹·리시 등 상무위원과 한정 국가부주석 등 중국 지도부 전원이 참석해 귀빈 맞이에 나섰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 포럼 이틀간 각국 정상들과 개별 정상회담을 하는 릴레이 정상외교도 이어가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개막식 직후 푸틴 대통령과 곧바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첫날인 17일에는 칠레·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세르비아·우즈베키스탄·에티오피아·헝가리·파푸아뉴기니아 등 8개국 정상과 회동했다. 실질적인 성과도 도출됐다. 특히 중국·세르비아 정상회담 자리에선 자유무역협정(FTA)과 함께 중국산 고속철 수출 계약도 체결됐다. 중국이 유럽 국가와 처음 체결한 FTA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알렉산드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에게 “세르비아는 중국의 '신뢰할 수 있는 친구(鐵桿朋友)'”라며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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