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일)부터 해외에 소재한 외국환업무 취급기관(RFI·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들이 국내 외환시장에서 직접 거래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은행 영업일 기준 오후 3시 30분이면 마감되는 외환시장 운영시간도 상반기 시범 운영을 거쳐 하반기부터는 새벽 2시까지로 연장될 예정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일 오전 신년 인사차 한은 기자실에 방문한 자리에서 외환시장 개방 관련 진행상황에 대해 "(제도 정착까지 다소)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잘 됐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이날 SSBT 홍콩지점과 하나은행이 서울외국환중개에서 1292.0원에 달러-원 거래를 체결했다. 현재 SSBT(홍콩/런던지점)이 RFI 인가를 받은 상태로, 인가 RFI는 이날부터 서울외환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정부는 폐쇄적인 국내 외환·금융시장 발전과 환율 안정화를 위해 지난해 2월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개선안의 주요 골자는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과 대외 개방이다. 구체적으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인 현 외환시장 운영시간을 새벽 2시(런던 금융시장 마감시간)까지로 연장하고 추후 순차적으로 24시간 연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관계당국 허가를 받은 일부 국내 기관에 대해서만 허용됐던 외환시장의 외국 기관 참여도 가능하도록 했다.
한편 외환당국과 금융권은 외환시장 구조개선안이 제대로 안착할 경우 비정상적인 역외 NDF(차액결제선물환) 시장 의존성 축소와 더불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국내 외환시장 접근성을 높여 원화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외국인 투자자들의 원화자산 투자 활성화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역외 금융기관의 외환시장 참여에 따른 외국 자본 영향력와 역외 NDF시장과 투기적 경로 확대, 시장 변동성과 쏠림현상, 기존 참여자인 국내 은행권의 외환시장 영향력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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