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둥 없는 곡선'으로 설계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지붕에는 평면이 조금도 없다. 곡선 지붕 위로 아슬아슬하게 발을 내디디면 복잡 다단한 동대문 풍경에 시선을 뺏긴다. DDP 밖을 향해 서면 두타몰·밀리오레 등 고층 건물 사이로 흥인지문과 한양도성이 보인다. 맞은 편에는 DDP 잔디 광장에 방문한 시민들 뒤로 남산 타워가 펼쳐진다.
23일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이 DDP 개관 10주년을 맞아 준비한 'DDP 루프톱 투어'에 참여한 안모씨(34)는 지붕 위 풍경을 동영상으로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안씨는 긴장한 듯 줄을 잡고 천천히 걸어가다 이내 휴대폰을 들고 기록에 전념했다.
안씨는 "처음 천장에 올라섰을 때 긴장됐던 기분은 금세 잊고 현대식 건물인 고층 빌딩 사이로 흥인지문과 성곽이 보이는 게 이색적이어서 한참을 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DDP는 수직·수평적 질서에서 벗어나 '기둥 없는 곡선'으로 설계된 건축 양식으로 유명하다. 투어에서는 안전로프로 몸을 연결하는 장비와 안전모를 착용하고 곡선 지붕을 걷게 된다.
지상에서 지붕까지 자연스럽게 걸어 오를 수 있도록 초기 설계가 됐으나 내부 시설 때문에 지붕이 구분된 지금 형태를 갖추게 됐다. DDP는 10주년을 맞아 루프톱 투어를 통해 초기 목표를 이루게 된 셈이다.
시범 운영 기간은 25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1시 30분과 3시 30분 하루 두 번 투어가 진행된다. 18세 이상 70세 이하 성인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안전을 위해 회당 투어 인원은 10명으로 제한된다.
투어에 참여할 시민 100명은 24일부터 DDP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자들에게는 120여 년 역사가 담긴 DDP 일대 풍경을 담은 기념엽서를 제공한다.
시는 또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서울시 소속 선수단, 디자이너, 상인 등 120명가량을 초청해 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390m 코스로 투어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다양화해 5월과 9∼10월께 유료 투어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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