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5일 발표한 ‘11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6개월간 이어온 '경기 회복 흐름'에 '완만한'이란 표현을 더하며 경기 회복이 쉽지 않아졌음을 완곡하게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또 그린북에서 반년 가까이 언급한 '내수 회복 조짐'도 이달 그린북에서는 빠졌으며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하는 등 내년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을 고려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산업활동동향에 나타난 주요 지표에서도 회복 둔화 흐름이 감지됐다. 9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2%, 전년동월보다 1.3%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과 건설업 생산도 각각 전월보다 감소했다. 소매 판매 또한 전월보다 0.4% 감소했고, 건설투자도 0.1% 줄었다. 경기 동행지수는 전월 대비 하락, 선행지수는 보합이었다.
종전 경기 진단에 담겼던 '수출 중심의 회복', '내수 회복 조짐' 등 표현들은 사라졌다. 다만 정부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라는 표현에 수출 및 소비 등 세부 요소들이 모두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격한 기류 변화가 있어 표현을 삭제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4.6% 증가한 575억2000만 달러였다. 다만 이는 10월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1일 증가한 영향도 있다. 일평균 수출은 26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했다.
수입은 작년보다 1.7% 증가한 543억5000만 달러였다. 무역수지는 31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9월(66억6000만 달러)보다는 폭이 축소됐다.
지난달 소비자 심리지수는 101.7로 전월보다 1.7포인트 상승 상승했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기대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물가 안정 흐름은 지속됐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로 1년 전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생활물가지수도 1.2% 상승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정부는 그린북에서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는 전반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 및 통상환경 변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하면서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 충격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금융·통상 산업 등 3대 분야 범정부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건설투자·소상공인 등 취약부문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강화하면서 경제 지속 가능성 강화를 위한 역동 경제 로드맵 추진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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