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을 하기도 전에 시장이 이런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2기에 대한 기대와 우려 때문이다.
트럼프 경제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꼽으라면 관세 인상과 세금 감면이다. 미국의 수입품 관세가 올라가면 자연스레 물가도 올라간다. 올라간 물가, 즉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2022년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치명타를 받고 아직도 회복이 되지 못하고 있는데 다시 기준금리를 올린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최근 주식과 부동산시장에서 거의 유일한 희망은 금리 인하였다. 금리가 내리면 다시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는데 트럼프가 이 희망의 불빛을 가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법인세를 비롯한 세금 감면 역시 금리 인상을 부채질할 수 있다. 세금을 감면하면 세수가 줄어들면서 재정적자가 커지게 되고 국채를 발행하게 되면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트럼프 시즌1을 이미 보았다. 2017년 1월 20일부터 2021년 1월 20일까지 트럼프 1기 시절에 중국 견제를 위해 관세를 올렸고, 법인세를 대폭 감면했다. 당연히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선되자마자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재임기간 전체를 보면 오히려 금리와 달러가치 모두 하락했다.
행정부와 국회를 장악한 트럼프가 가장 겁내는 것은 민심이다. 미국 민주당이 패배한 원인도 물가 상승으로 인해 먹고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공언한 관세 부과 역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조정될 수 있다. 법인세 인하도 엄청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추가로 더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기대와 실망, 걱정과 희망은 항상 공존한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집값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됐고,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투자심리도 식어가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발(發)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내년 1분기까지는 약세가 불가피하다.
2분기 이후 트럼프의 정책이 본격적으로 나오면 진검승부가 시작된다. 우려하는 것처럼 고금리, 강달러가 시장을 덮친다면 수도권 집값 2차 하락 가능성도 열어 둬야 한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면서 불안 요소가 제거된다면 입주 물량 부족 영향으로 전세가 강세가 되는 하반기부터는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반등이 가능하다.
사업가인 트럼프 스타일을 감안하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무조건 우리나라에 불리한 것은 아니다. 이념이 아닌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가장 쉬운 문제이다. 협상을 통해 최악의 상황은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으며 우리가 그 정도 능력은 충분히 된다. 또 연임을 못하는 재선 대통령인 트럼프의 실질적인 힘은 중간선거 전인 2년 정도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트럼프 2기에 철저한 준비와 대비는 해야 하지만 지나친 우려와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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