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예산안 협상] 법정시한 코앞인데...증액·삭감 두고 與野 벼랑 끝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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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락 기자
입력 2024-11-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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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결특위 감액 심사서 무더기 보류…26일부터 증액 심사

  • 세법개정안도 험로 전망…가상자산 과세 등 입장차 여전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여야가 벼랑 끝 대치 중이어서 올해도 법정 시한(12월 2일)을 넘기는 '지각 심사'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경찰 특수활동비 예산을 대폭 칼질한 야당에 맞서 여당도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등 '이재명표 예산' 삭감을 공언하고 있어 시한 내 예산안 처리는 난망한 상황이다. 

2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2~25일 진행된 감액 심사에서 관련 예산이 무더기로 심사 보류된 가운데 이날부터 증액 심사가 시작된다. 

전날 열린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에서 정부는 야당 주도로 전액 삭감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82억5100만원)과 경찰청(31억6000만원) 특활비 예산 복원을 요청했지만 야당은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박정 예결위원장이 이들 안건에 대한 심사를 전부 보류하면서 17개 상임위원회 예비심사를 거친 1차 감액 심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28일까지로 예정된 증액 심사 역시 험로가 예상된다. 쟁점 예산은 민주당 주도로 2조원 늘어난 지역화폐 예산과 올해 일몰을 앞둔 고교무상교육 국비 지원 등이다. 정부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역화폐 관련 예산을 '0원'으로 편성한 데 대해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소위 심사에서 보류될 가능성이 높다. 

준예산(예산안 처리 불발 시 직전 해 예산에 준해 편성하는 예산)도 불사한다던 민주당은 최근 법정 시한 내 예산 심사 마무리로 입장이 완화됐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예산과 관련해서는 기일을 준수하자"며 "합의를 명목으로 예산안 처리를 뒤로 미루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여야 간 입장 차가 워낙 커 단기간에 합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세법 개정안을 놓고는 팽팽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예정됐던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가상자산 과세는 가상자산 양도·대여 시 발생하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연 250만원이 넘으면 22%를 분리과세하는 제도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인프라 미비와 청년층 자산 형성 기회 제공 등을 명분으로 2년 유예를 주장한다. 민주당은 공제 한도를 현행 2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해 예정(내년 1월 1일)대로 시행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 밖에 최고 세율을 40%로 낮추는 상속세 개편안과 가업상속공제 규모 확대 등이 담긴 정부 세법 개정안도 조세소위 소소위 테이블에 올랐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2차 소소위에서도 쟁점 법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비쟁점 법안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여야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에 합의한 바 있다. 금투세 폐지 법안은 기재위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30일까지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한 법안도 예산안과 관련이 있다면 본회의로 보낼 수 있는 자동부의 제도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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