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하는지는 너무 어려운 과제 중 하나인데 이렇게 좋은 책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 어떤 지원사업보다 세심함이 돋보인다.“
예비 부모에게 책꾸러미를 전달하는 '엄마 북돋움' 사업 배포율이 1년 만에 절반 수준에서 100% 가까이 개선됐다. 서울 시내 거의 모든 임산부가 책상자를 수령한 셈이다. 다른 임산부 지원 정책과 함께 신청 창구를 일원화한 덕분이다.
1일 서울도서관은 지난해 총 3만8625명에게 책 상자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출생아 수가 3만9456명인 것을 고려하면 배표율이 97.9%에 달하는 셈이다 .
사업이 처음 시작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배포율은 최대 58.8%에서 최저 46.2%에 머물러 있었다. 2022년에는 출생아 수가 4만2602명이었지만 책상자를 받은 임산부는 2만3731명에 그쳤다.
기존 북돋움 사업은 각 자치구 주민센터나 도서관에 직접 방문해 신청하고 수령해야 했다. 그러자 온라인 출생신고 활성화 등 직접 수령에 제약이 생겼다. 또 자치구별로 사업 추진 역량이 달라 사는 지역에 따라 정책 수혜의 정도가 달라져 형평성 문제가 뒤따랐다.
이에 시는 북돋움 사업을 서울시 직접 사업으로 변경하고, 다른 임산부 대상 정책을 신청할 때 같이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맘케어시스템’ 홈페이지에서 산후조리경비·임산부 교통비 등과 함께 북돋움을 신청할 수 있다. 신청 후에는 책상자를 집으로 배송해 편의성을 높였다.
신청 창구를 일원화한 첫해에 거의 모든 서울 시내 임산부가 책상자를 수령하게 됐다. 책상자에는 부모를 위한 책 10권, 아이를 위한 책 10권이 담겨 있다. 각각 임신·출산·젠더 전문가와 유아독서 전문가가 선정한 책이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저출생 시대에 서울에서 태어나는 아기는 누구라도 책과 함께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며 "북돋움 책상자 후기 공모 결과 임신 중 심리적 안정과 정보 불안에 대해 도움을 받았다는 의견들이 다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책상자를 받은 3630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시행한 결과 사업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96.2%였다. 책상자를 받은 한 예비 부모는 ”직장생활한다고 태교할 시간도 없고 이런 책들도 따로 챙겨 사기 힘든데 너무 좋은 사업“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책을 읽다 보면 출산 후 육아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지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서울도서관은 북돋움 사업을 개선한 점을 높게 평가받아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에서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오지은 서울도서관장은 "정책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닿을 수 있도록 사각지대까지 발굴하는 게 행정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영·유아들의 독서 습관 형성과 양육 가정의 도서관 이용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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