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달러 외에 기축통화를 찾으려는 비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를 향해 ‘100% 관세 부과’ 카드를 꺼냈다. 미국의 3대 교역국인 멕시코·캐나다를 상대로 이민과 마약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관세 부과를 예고한 데 이어 또다시 ‘관세 폭격’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브릭스가 달러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을 미국이 그냥 지켜보고만 있는 시대는 끝났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새로운 자체 통화든, 기존 통화든 브릭스가 달러 패권에 도전하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미국이라는 수출시장과 작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브릭스가 국제교역에서 달러의 대안을 찾을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내내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을 용납할 수 없고, 여기에 도전하는 나라에는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2006년에 러시아, 브라질, 인도, 중국 등 4개국으로 시작한 브릭스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며 5개국 체제로 전환했고 작년에 이란, 이집트, 에티오피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5개국을 신규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며 본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섰다. 브릭스는 러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달러의 대안을 찾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역내 통화 활용을 늘리는 식으로 달러화 사용 비중을 낮추는 동시에 국가 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앞서 트럼프는 11월 25일 마약 유입 문제를 이유로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물리고 중국에는 기존 관세에 더해 10%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같은 달 29일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 자택을 찾아 문제 해결에 나섰고, 멕시코도 대화를 통한 접점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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