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10자(10의 25제곱)년 걸리는 문제를 단 5분 만에 풀 수 있는 양자칩 ‘윌로우(Willow)’를 공개하며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커진 가운데 이에 맞선 중국의 ‘양자 굴기’도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중앙TV(CCTV)는 17일 중국 과학기술대학을 인용해 중국 과학자들이 연구·개발한 105큐비트의 초전도 양자컴퓨터 ‘주충즈(祖冲之) 3호’가 전날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공개됐다고 전했다.
이는 구글이 지난 10월 네이처를 통해 공개한 72큐비트(양자 컴퓨터 성능 단위)의 양자컴퓨터 ‘시커모어(Sycamore)’의 성능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CCTV는 짚었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의 정보 처리 단위로 높을수록 연산 속도가 빠르다.
CCTV는 또한 주충즈 3호가 현재까지 개발된 초전도 기반 양자컴퓨터 중 가장 강력한 ‘양자 우월성’을 자랑한다고 소개했다.
양자 우월성은 양자컴퓨터가 모든 문제에 있어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말한다. 구글은 지난 2019년 공개한 53큐비트 시커모어를 통해 양자 우월성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시커모어는 기존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로 1만년 걸리는 연산을 200초 만에 풀 수 있다.
중국 연구진은 이후 4년 만인 2023년 엔비디아의 A100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사용해 17초 만에 동일한 연산 작업을 완료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해냈다. 양자 기술에 있어 구글을 넘어선 것이다. 중국이 최초로 양자 우월성을 입증한 것은 2021년 주충즈 2호를 통해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중국이 초전도뿐만 아니라 광자 기반 양자컴퓨터에 있어서도 양자 우월성을 입증해냈다는 점이다. 양자컴퓨터는 구동 방식에 따라 초전도와 광자, 원자, 이온 등 크게 네 종류로 나뉜다.
중국 과학기술대학교는 앞서 지난 2020년 9광자 양자 컴퓨터 프로토타입을 통해 양자 우월성을 입증했다. CCTV는 “중국은 초전도와 광자 기반 양자컴퓨터 모두를 통해 양자 우월성을 입증한 세계 유일의 국가”라고 말했다.
한편 구글과 IBM은 2030년을 양자컴퓨터 상용화의 원년으로 목표로 삼고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구글은 지난 10일 차세대 양자칩 윌로우를 선보였고, 앞서 지난달에는 IBM이 양자칩 ‘퀀텀 헤론’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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