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판매 1만대 이상을 달성한 수입차 메이커가 지난해보다 3곳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환율 상승과 경기 침체 등으로 불확실한 경영상황이 예상되는 속에서도 수입차업계는 품질력·상품성을 갖춘 신차 출시와 하이브리드, 전기차 트림 확대 등 마케팅망을 풀가동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1만대 이상 판매한 수입차 브랜드는 5곳으로 집계됐다.
BMW가 6만7250대 판매로 1위에 올랐고 메르세데스-벤츠(5만9561대), 테슬라(2만8498대), 볼보(1만3603대), 렉서스(1만2849대) 순이다. 연 판매량이 1만대 이상인 브랜드를 의미하는 1만대 클럽은 수입차 실적의 지표로 쓰인다.
지난해 연간 1만대 클럽 브랜드는 BMW(7만7395대), 벤츠(7만6697대), 아우디(1만7868대), 볼보(1만7018대), 테슬라(1만6461대), 렉서스(1만3561대), 포르쉐(1만1355대), 폭스바겐(1만247대) 등 8개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아우디, 포르쉐, 폭스바겐 판매가 1만대를 밑돌면서 올해는 제외될 전망이다. 올 1~11월 아우디는 전년 동기 대비 49.6% 줄어든 8386대를 기록했고 폭스바겐과 포르쉐는 각각 7734대, 7516대 팔았다. 월 평균 762대 팔았던 아우디의 경우 이달 1600대 이상을 팔아야 1만대 클럽에 진입할 수 있다. 올해는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쉐를 제외한 5곳만이 1만대 이상 브랜드에 랭링될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1만대 클럽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렉서스의 선전과 테슬라의 수입차 3위 진입이다. 렉서스의 올해 누적 판매는 1만대 이상 판매를 기록한 다른 메이커가 전년 동기보다 감소세를 나타낸 것과 달리 5.4% 성장세를 이끌어냈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1만2730대로 전체 판매의 99%를 달했다. 모델별로 보면 ES300h가 6469대 팔리며 가장 인기있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자리잡았고 이어 NX350h(2925대), RX350h(1001대), NX450h+(622대), RX450h+(481대) 순으로 잘 팔렸다. 올해 하이브리드에 대한 별다른 프로모션이 없었음에도 고객들에게 누적된 하이브리드 로열티가 쌓이면서 판매가 확대됐다는 평가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2020년 8758대에서 지난해 1만3413대로 늘었다.
테슬라는 올 11월까지 지난해 한해 판매량을 1만대 이상 넘어서면서 수입차 순위가 두 계단 뛰어올랐다. 지난해 들여온 중국산 모델 Y가 1만7671대 팔리며 판매를 주도했다. 주행 거리 성능은 기존보다 떨어지지만 미국산 대비 20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출시돼 인기를 끌었다.
올해 1만대 랭킹에 들지 못한 브랜드들은 내년 신차,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고 반전을 모색할 계획이다. 푸조는 내년 상반기 '308', '408'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푸조 408은 글로벌 시장에서 89만대가 팔리는 동시에 국내 판매의 41%를 책임지는 모델이다. 전기차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국내 시장 흐름에 탑승한다는 전략이다. SUV인 '3008'의 풀체인지와 지프 '글래디에이터', '그랜드 체로키' 부분변경 출시도 예고돼 있다.
폭스바겐은 대형 SUV인 '아틀라스'를 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틀라스 7인승 모델은 전장 5097㎜, 전폭 1990㎜, 전고 1789㎜, 휠베이스 2980㎜의 차체 크기를 가졌다. 이는 자사 모델인 투아랙과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약간 더 큰 수준이다. 경쟁모델인 팰리세이드는 전장 4995㎜, 전폭 1975㎜, 전고 1750㎜, 축거 2900㎜다. 투아렉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가격이 낮아 북미를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대형 패밀리카 선호 고객들 사이에서도 출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우디는 내년 상반기 중형 전기 SUV '더 뉴 아우디 Q6 e-트론'을 출시한다. 아우디의 올해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3314대로 가솔린(2616대), 하이브리드(1514대), 디젤(942대)을 웃돌았고 전체 판매 비중의 40%를 차지했다. 아우디의 국내 전기차 판매는 Q4 e-트론 등 인기에 힘입어 테슬라(2만8498), BMW(5974대), 벤츠(4408대)에 이어 수입 전기차 4위에 올라있다. 이 기세를 몰아 아우디는 준중형 Q4 e-트론, 준대형 Q8 e-트론 사이 차급 모델인 Q6 e-트론을 내놓고 수입 전기차 톱3를 겨냥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