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의 임기가 올해 3월로 만료될 예정이다. 설립 준비법인 초대 대표로 선임된 이후 네 차례 연임해 온 윤 대표가 재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르면 이달 중순 가동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번 임추위도 과거와 비슷한 시기에 진행될 예정"이라며 "1월 중순에서 2월 초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에는 2월 초, 2021년에는 1월 중순에 1차 임추위가 진행된 바 있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 설립 준비법인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약 9년간 회사를 이끌어왔다. 2016년부터 공동대표 체제로 경영에 참여했으며, 2020년 초 이용우 전 공동대표가 정치권에 진출한 이후로는 단독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윤 대표의 장기 집권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카카오뱅크의 지배구조가 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1대, 2대 주주로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수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로 구성된 전통 금융지주사들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다.
카카오뱅크의 꾸준한 실적 개선도 윤 대표의 장기 재임을 가능하게 한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연간 당기순이익은 2019년 137억원에서 △2020년 1136억원 △2021년 2041억원 △2022년 2631억원 △2023년 3549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4년도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355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순이익을 경신할 전망이다. 윤 대표의 재연임에 힘이 쏠리는 배경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윤 대표의 장기 연임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전통 금융지주와 달리 대표이사의 나이나 연임 횟수에 제한을 두는 내부 규범이 없다. 카카오뱅크 지배구조 내부규범에는 대표이사의 임기는 2년이며, 연임할 수 있다는 내용만 명시돼 있다.
이는 대표 이사의 장기 집권을 예방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고자 하는 금융지주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세부 사항은 모두 다르지만,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은 최고경영자(CEO)의 연령을 만 70세로 제한하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대표이사 회장은 1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은행·보험 등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금융당국의 관심 밖에 있어 장기 집권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윤 대표 연령이 만 52세로 타 금융지주와 차이가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