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충북 오창 공장에서 건식 전극 공정의 파일럿 생산라인을 가동하며, 2028년까지 본격적인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공정은 양극과 음극 물질, 도전재, 바인더를 용매 없이 혼합해 고체 파우더로 만들어, 기존 공정보다 생산 시간을 8시간에서 1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설비와 공정 비용을 17~30% 절감하고, 환경 친화적인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전 기술연구원에서 건식 공정의 연구개발을 진행해왔으며, 충북 오창 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필요한 소재, 부품, 장비 발주는 이미 진행 중이며, 지난해 말 파일럿 라인 구축도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오창 공장에서 건식 공정을 우선 적용한 뒤, 이를 글로벌 생산 라인으로 확대할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인력 충원 및 재배치도 이뤄지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일부 배터리 생산 라인이 가동 중단된 상황에서, 지난해 9월부터 102명의 인력을 전환 배치해 4680 원통형 배터리와 파일럿 제품 테스트 라인으로 재배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건식 전극 공정에 집중하는 이유는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들과의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중국의 CATL과 BYD는 자국 내 지원과 빠르게 확장하는 생산 능력으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1위를 기록한 CATL은 10월 글로벌 시장에서 25.32GWh의 배터리를 생산하며 시장 점유율 42.78%를 기록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81.2GWh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11.8%로 전년 동기(13.9%)와 올해 1~9월(12.1%)에 비해 감소해 3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건식 전극 공정 도입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습식 공정에 비해 건식 공정은 배터리 분리막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생산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건식 전극 공정은 기존 배터리 제조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기술로, 중국 기업들과의 치열한 가격 경쟁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라며,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생산 원가를 대폭 절감하는 동시에,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고히 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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