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순위 50위권인 신동아건설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건설업계 위기설이 재점화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경영실적이 악화되면서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올해 건설투자가 전년 대비 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경기 회복이 더딜 전망이 나오는 것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의 2023년 말 연결 기준 총 차입금은 약 4557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6% 넘게 증가했다. 부채 비율도 410%로 일반적인 위험 수준(200%)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신동아건설이 낮은 유동성과 변제해야 할 채권 규모 확대로 파산 위기에 처하자 우선 이를 막기 위해 워크아웃 대신 법정관리 절차를 밟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회생업계 관계자는 “신동아건설의 총차입 규모만 봐도 예전 워크아웃 직후보다 5배는 넘게 늘었다. 워크아웃의 경우 자금 등 유동성을 공급해 자산 가치를 올려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이지만, 채권 규모가 너무 크다면 법정관리를 통해 우선 법원이 강제로 채무 등을 재조정하고 구조조정을 거치는 동안 기업은 파산은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아건설 측은 이와 관련해 “채권단 간의 협의 시간이 촉박한 사안이어서 부득이 워크아웃 대신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공능력평가 58위의 중견 건설사인 신동아건설이 60억원의 만기 어음을 막지 못해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 위기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우려가 높다. 시공능력 30위권 업체 중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곳은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태영건설(747%)을 포함해 △금호건설(640%) △코오롱글로벌(559%) △HL한라(269%) △SK에코플랜트(251%) △동부건설(249%) △GS건설(238%) △계룡건설(231%) △한신공영(220%) △롯데건설(217%) 등 10여 곳에 달한다.
무엇보다 건설 투자 규모가 지난해 1.4% 감소한 데 이어 올해 2.1%로 축소되는 반면, 공사비 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업계의 실적 개선에 복병이 될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건설업 평균 매출원가율은 93.0%에 달할 정도다. 경영난으로 지난해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총 29곳(종합건설사 및 전문건설사 포함)으로 집계돼 2019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들 부도 건설사의 85%가 지방 건설사이지만, 최근 수도권 내 건설사나 중견 업체로도 옮겨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견건설사나 종합건설업체의 부도가 중하위권 건설사와 하도급 업체의 부실로 빠르게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이번 신동아건설의 부도로 협력업체들이 당장 하도급 대금을 정산받지 못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발주자가 원도급사와 하도급사에 대금을 직접 지급하는 발주자 직불 형태로 되어 있어 하도급 업체의 연쇄 도산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신동아가 시행까지 하는 사업의 경우라면 발주자 직불 형태로도 실효를 보기 어렵겠지만 상당수 종합건설사들은 대금지급보증서라는 안전장치를 뒀고 신동아건설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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