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냐 여론조작이냐...ARS 한계에 '왝더독' 효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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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
입력 2025-01-1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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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단 찬반파만 응답하는 ARS 여론조사...'명태균 방지법' 주목

지난 1월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여론조작 의혹으로 수면 위에 올라온 '여론조사 공정성' 논란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40%' 여론조사 결과에 더욱 커지고 있다.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12·3 비상계엄 이후 여권 지지도가 오히려 상승했다는 현상에 특정 여론조사가 보수층 결집 기폭제가 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지난 10∼11일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발표한 조사(무선 RDD 활용 ARS 방식, 응답률 4.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46%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상계엄 사태 직전까지 주요 여론조사 기관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20%대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내란죄 논란'에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3배 가까이 뛰어오른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RDD(무작위 전화걸기)와 ARS(자동응답시스템)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녹음된 질문을 사용해 무작위로 전화를 거는 것으로 응답자가 연령대, 지역, 성별 등을 거짓으로 선택해도 검증이 불가능하다. 조사 시간대나 문항의 문구나 단어 선택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여론조사는 응답자가 모든 질문에 답변해야 조사가 완료되기에 특정 성향 집단이 과다 대표 될 수 있다. 목소리가 큰 소수 의견이 전체 의사로 포장되는 것으로 여론조사가 오히려 여론을 만드는 셈이다. 이른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ARS 기계 몇 대 설치해 놓고 청부, 샘플링 조작, 주문 생산으로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응답률 2~3%가 마치 국민 전체 여론인 양 행세하는 잘못된 풍토도 바뀌어야 한다"며 "극단적인 찬반파만 응답하는 ARS 여론조사는 폐지돼야 하고 응답률 15% 미만은 공표가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의뢰기관에 대한 신뢰 문제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는 추세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배 소장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데 대한 부정적인 여론, 근본적으로 탄핵 정국은 해소되지 않았다. 지금 보수층 결집은 양날의 칼로 정치권이 여론조사 수치에 현혹되면 안 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사이비 여론조사' 퇴출을 위해 이른바 '명태균 방지법'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논의되고 있다. 선관위 역시 일부 공표용 선거 여론조사에만 적용되던 신고 의무를 비공표 여론조사에도 확대 적용하고 여론조사기관 등록요건 강화 등의 대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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