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는 가운데, ‘캐스팅보터’ 국민연금과 외국인 주주들의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결권 자문사들이 주요 쟁점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ESG기준원은 전날 고려아연 이사회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최 회장 측 이사회가 상정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에 반대할 것을 기관 투자자들에게 권고했다. 집중투표제의 취지는 소수주주의 권리 보호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ESG기준원은 이사 선임 숫자를 14명이 아닌 7명으로 제한하는 안에 동의하면서도, MBK-영풍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을 냈다. 찬성하는 후보로는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변현철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손호상 포스코 석좌교수, 정창화 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천준범 변호사(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등 7명을 꼽았다. 반면 최 회장 측이 추천한 후보 7명에 대해서는 전원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한국ESG연구소는 이사 수에 상한을 두는 최 회장 측 안건에는 동의하면서도, 이사회 구성이 균형있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소는 최 회장 측 추천 후보 4명(최재식 카이스트 교수, 제임스 앤드류 머피 올리버와이먼 선임 고문, 정다미 명지대 경영대학장, 이형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과 MBK-영풍 추천 후보 3명(강성두 사장, 변현철 전 부장판사,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에 대해 찬성 의견을 밝혔다.
이들 자문사 두 곳은 국민연금과 정식 계약을 맺고 있어, 오는 17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할 때 참고 대상이 된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발행 주식 수의 4.5%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캐스팅보터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주총회의 결과에 따라 회사의 향후 경영 전략과 주주권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