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비용 효율성과 안정성 기반으로 한 인산철리튬(LFP) 배터리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고성능 삼원전지(NCM)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계는 경쟁력 유지를 위한 새로운 전략과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카뉴스차이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의 전력 배터리 누적 설치 용량은 548.4GWh로 전년 대비 41.5% 증가했다. 이 중 LFP 배터리가 409GWh를 기록하며 전체의 74.6%를 차지,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2월 한 달 동안 LFP 배터리 설치 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95.1% 급증한 61GWh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우위를 더욱 강화했다.
중국의 LFP 배터리 성공은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망과 낮은 생산비용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전략에서 비롯됐다. 주요 원자재인 인산철과 전해액의 안정적 공급망을 통해 제조비용을 절감하고, 대규모 생산체제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더욱 강화했다. 또한, 충전 속도와 배터리 수명을 대폭 개선해 전기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CATL은 2024년 누적 설치 용량 256.01GWh로 시장 점유율 45.2%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BYD 역시 135.02GWh를 달성하며 글로벌 LFP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업계는 NCM 배터리로 고성능 전기차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LFP 배터리에 비해 대응이 늦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NCM 배터리는 국내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 세계 시장에서 30%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기업들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LFP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해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SS 시장에서 LFP 배터리의 점유율은 80% 이상, 전기차 시장에서도 40%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LFP 배터리 시장 주도권 확보가 한국 배터리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할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르노로부터 LFP 배터리 수주를 따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SK온 또한 LFP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삼성SDI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LFP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NCM 배터리 기술을 유지하면서 LFP 배터리와 차세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중국이 LFP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만큼, 차세대 기술 개발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며,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고, LFP와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민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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