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보유국" 트럼프 발언에 정치권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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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서 기자
입력 2025-01-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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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정훈 "한반도 핵 균형안 만들어 美 설득해야"

  • 나경원 "자체 핵무장 필요…선택지 분명하다"

  • 野, 대화 재개 의지 환영…이재명 "평화 기대"

지난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지난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첫날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핵보유국)로 지칭한 데 대해 우리 정치권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 당국이 견지해 온 북한 비핵화 목표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여당 일각에선 남북 핵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고 야당은 즉각 대응보다는 신행정부의 북·미 대화 재개 의지를 반기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미 중인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트럼프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서슴없이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한반도에서 핵 균형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를 우리가 우리 안을 만들어 미국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럼프 발언을 거론하며 "이제는 대한민국의 자체 핵무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핵무장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이어 "국정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이 김정은과 위험한 '핵 거래'를 재추진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려는 지금 우리의 선택지는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페이스북에 "워싱턴 정가는 트럼프가 북한 상태를 뉴클리어 파워라고 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남북 핵균형 정책을 현실화해 북핵 위협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당 입장에서는 굉장히 유감스럽다. 공식적인 정부 입장인지, 그냥 이야기에 불과한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야당은 트럼프 발언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 대신 비핵화 기조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미 신행정부의 북·미 대화 재개 의지에 환영 의사를 표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교류,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뉘앙스를 정확하게 해석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핵을 인정하는 것과 핵 보유를 인정하는 것은 다르다"고 했다.
 
정부는 한·미 양국의 북한 비핵화 추진은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미 양국은 그동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에 대해 확고하고 일치된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정부는 미국 새 행정부와 긴밀한 한·미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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