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스타트업 '아이소모픽 랩스'가 올해 안에 인공지능(AI)으로 설계한 신약의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아이소모픽 랩스의 창업자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사비스는 "우리는 종양학, 심혈관, 신경 퇴행 등 모든 주요 질병 분야를 살펴보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는 첫 번째 약물을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이소모픽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지난 2021년 설립한 AI기업으로 딥마인드에서 분사한 AI스타트업이다. 회사 자체는 알파벳이 전액 출자한 자회사로 분류된다.
신약 개발의 비용은 낮추고 효율성을 끌어올리길 원하는 대형 제약사들이 아이소포믹과 손을 잡았다. 아이소포믹은 글로벌 제약사인 일라이릴리, 노바티스 등과 6개 신약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사비스는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단백질 예측 프로그램 ‘알파폴드(AlphaFold)’의 다음 목표도 제시했다. 알파폴드는 50년간 생물학계 난제로 꼽혔던 단백질 구조 예측에 대한 획기적인 해법을 제시하면서 하사비스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하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하사비스는 “알파폴드의 다음 목표는 돌연변이가 단백질 구조와 기능에 어떻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프로그램이 단백질 구조 문제는 해결했지만 다양한 변수를 가진 단백질 구조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이를 통해 각 개인의 건강상태, 신진대사에 맞는 약물을 개발하는 게 알파폴드의 최종 목표다.
또 하사비스는 ‘프로젝트 아스트라’로 알려진 구글의 차세대 AI 비서가 올해 안에 일반 소비자들에게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그는 “향후 3년 내에 AI 에이전트(가상비서)가 수십억개 등장할 것이며, 고객과 판매자를 대신해 협상하는 등 새로운 웹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인터넷 자체를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하사비스는 올해 안에 실현될 AI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표하면서도 인공 일반 지능(AGI)의 등장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AGI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어떠한 지적인 업무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는 AI를 말하며, AI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는 “몇 개월 내에 AGI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자금조달이라는 숨은 목적이 있을 수 있다”며 “AI는 단기적으로는 과대평가됐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과소평가 됐다. AGI가 5~10년 안에 나올 것이라고 믿지만 몇가지 주요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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