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강화와 탄핵 정국이 맞물려 부동산 시장 침체 분위기가 깊어졌지만 대치·목동 등 서울 유명 학군지는 3월 새 학기를 앞두고 가격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2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3일 22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체결됐다. 실거래가가 집계된 지난 2015년 7월 이후 최고가다.
대치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학원가 근처 아파트는 전세 매물을 보여주고 싶어도 보여주기 힘들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학군지인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7단지' 아파트 전용 59㎡는 지난 6일 5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종전 전세보증금은 4억2000만원이었는데 2년 새 1억원 넘게 올랐다. 직전 거래였던 지난해 11월 4억8700만원보다도 7000여만원 가까이 상승한 가격이다.
강북권 주요 학군지인 노원구 중계동에서도 전세 가격은 오르고 있다. 중계동 '중계그린' 전용 49㎡는 계엄 정국이 한창이던 지난달 6일 2억8000만원에 전세 거래되며, 직전 거래였던 2억3000만원(12월 2일)보다 5000만원 상승했다.
수도권 학군지인 경기 평촌 학원가 인근 임대차 시장도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에 위치한 '인덕원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2일 5억원에 전세 거래되며, 직전 거래인 4억2000만원보다 8000만원 올랐다.
반면 정부의 대출 규제와 탄핵 정국 등으로 세입자의 주요 자금줄이 막히고 관망세가 길어지면서 서울 전체 전셋값은 주춤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0.00%로 전주와 동일했다. 25개 자치구 내에서는 하락세를 보이는 곳도 있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서도 0.03% 하락하는 등 부동산 선호 지역에서도 내림세가 이어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학군지·역세권 등 선호 단지 위주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외곽 지역과 구축 위주로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등 혼조세를 보이며 서울 전체 보합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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