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미국 신임 국무장관이 중국의 외교 책임자인 왕이 외교부장(외무장관)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과 트럼프 2기 출범 후 첫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 우선주의'를 재차 강조했다고 미 국무부가 전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대만에 대한 도발적 행태 및 남중국해에서의 공격적 행태에 대해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국무부 성명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미국인들을 최우선으로 하는 미·중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 내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천명함과 동시에 대만 및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강압적 행동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달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외에도 미·중 양자 관계와 지역 및 글로벌 주요 현안을 왕 부장과 논의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반면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번 통화에서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통화를 갖고 일부 영역에서 합의에 도달한 것을 거론하며, "양측 대표들은 양국 원수 간의 중요 합의를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주 미국 대통령 취임식 전 통화를 갖고 틱톡의 미국 내 사업 문제와 무역 및 대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면서 일부 영역에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트럼프는 취임 후 미국 내 틱톡 매각을 유예하는 조치를 취했고, 취임 당일 중국에 고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약속을 내달로 미룬 상태이다.
트럼프 2기 내각 중 가장 먼저 상원 인준을 통과한 루비오 장관은 지난 14년 동안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며 중국 신장위구르족 인권 탄압 의혹을 제기하는 등 중국 견제에 앞장서온 인물로 대표적인 대중국 강경파 인물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2020년 그를 제재 명단에 올리고 중국 입국도 금지했다.
루비오 장관은 21일 취임 직후 중국 견제 성격의 안보 협의체 쿼드(Quad, 미국·인도·호주·일본) 외교장관회의를 데뷔 무대로 선택한 데 이어 22일에는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남중국해와 관련해 "중국의 행동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고 국제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등 임기 초반부터 대중국 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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