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철의 권주가] 와이즈넛·데이원컴퍼니, 상장 첫날 36%·40% 급락 外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장 주식이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선택을 받는 덴 저마다 이유가 있습니다. 증시에서 의미 있는 등락을 보여 주는 종목은 극소수죠. '증권·주식 가치 탐구(권주가·券株價)'는 최근 한 주간 눈에 띄었던 극소수 종목의 주가 흐름과 그 배경을 기록합니다. <편집자 주>

올초 기업공개(IPO) 시장에 새내기 공모주들이 도전하며 작년 얼어붙은 투자 심리가 회복할 것인지 관심이 모였는데요. 1월 상장 종목들의 명절 연휴 전 수익률을 통해 '중간 점검'을 해본 결과 아직까지는 분위기가 좋다고 얘기하긴 어려운 수준입니다.
 

와이즈넛·데이원컴퍼니, 상장 첫날 36%·40% 급락

와이즈넛, 데이원컴퍼니, 아스테라시스는 모두 지난달 24일 증시에 입성했습니다. 상장 첫날이 설 연휴 시작 전의 마지막 거래일이어서 공모가 대비 종가만으로 연휴 전 수익률이 결정됐는데요. 공모주라서 모두 일반 상장 주식의 일 가격제한폭을 넘어선 변동성을 나타내며 시장의 큰 관심을 집중시킨 것으로 나타났지만, 방향 자체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와이즈넛은 지난달 24일 공모가 1만7000원에 상장했는데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6200원(36.47%) 하락한 1만8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기록한 고가도 2560원 하락한 1만4440원이었죠.

와이즈넛이 언어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검색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챗봇 등을 제공하는 전문기업이라는 점을 내세우곤 있지만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 의구심을 떨치기엔 한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 인공지능 시장 관심도가 급증했음에도 매출이 정체된 점, 상장 추진 과정에 부진했던 수요예측과 희망 공모가 하단에 못 미치는 실제 공모가 등이 첫날 흥행에 족쇄였을 수 있죠.

같은 날 입성한 데이원컴퍼니도 첫날 공모가 대비 -40% 손실률을 기록했습니다. 공모가 1만3000원에 올라간 종목이 5200원 하락한 78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고가도 2000원 하락한 1만1000원으로 상승 기미를 보여 주지 못했죠.

데이원컴퍼니는 성인 대상으로 학습이 필요한 콘텐츠를 기획, 개발, 유통하는 4개 사내독립기업을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성인 대상 글로벌 학습 콘텐츠 수요와 교육 시장 전반의 성장 잠재력이 크고 이를 공략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첫 거래일에는 매도세가 거셌네요.
 

미트박스글로벌, 상장 당일·이튿날 새 35% 하락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 업체인 미트박스글로벌도 투자자들의 마음을 붙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연휴 시작 전 2거래일 내리 하락해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35.32%를 기록했죠.

미트박스글로벌은 공모가 1만9000원으로 지난달 23일 증시에 입성했는데,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25.26% 하락한 1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후 24일도 전 거래일 대비 13.45% 하락한 1만2290원 종가를 기록했고요.

이 회사는 축산물 1차 도매상과 소매업자를 연결하는 직거래 플랫폼 '미트박스'를 운영하면서 10년간 누적된 축산 데이터를 통해 유통시장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 축산물 유통시장 내 정보 비대칭과 복잡한 거래 과정을 단순화해 유통비용을 절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했죠.

투자자들의 냉랭한 반응은 다소 의외일 수 있습니다. 이 회사가 상장 전에 공개한 실적은 2023년 매출 669억원, 작년 3분기 누적 매출 802억원 달성 등으로 성장세를 시현해 왔고, 조달 자금으로 베트남, 대만, 미국 등에 진출해 해외 사업을 적극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건 점을 보면요.
 

아스테라시스, 공모가 대비 44% 상승

명절 연휴 직전 상장한 모든 종목이 하락한 건 아닙니다. 아스테라시스는 공모가 4600원 대비 2040원(44.35%) 오른 6640원에 거래를 마쳤어요. 장중에는 5180원(112.61%) 오른 9780원을 고가로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아스테라시스의 주력 사업은 안티에이징 관련 미용의료기기 생산 및 판매입니다. 올해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신규 미용의료기기 제품 인증 절차를 완료하고 북미시장을 포함한 전세계 시장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것을 뚜렷한 성장 모멘텀으로 기대하고 적극 매수에 나서며 주가를 끌어올린 듯합니다.
 

블랙야크아이앤씨, 4거래일 중 3일 올랐는데… 공모가 대비 -3%

스팩 합병 방식으로 상장한 산업용 안전복 제조·판매 업체 블랙야크아이앤씨의 주가 흐름은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하기 어려웠습니다. 지난달 21일 상장한 기준가는 5220원이었는데, 24일 종가는 5060원으로 3.07% 하락했습니다.

이 회사의 상장 첫날 종가는 기준가 대비 300원(5.75%) 오른 5520원이었는데요. 장중 한때 1560원(29.89%) 오른 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가 곧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오름폭을 대부분 반납했습니다. 하락세가 상장 이튿날에도 이어지면서 이날 하루에만 전 거래일 대비 17.48% 하락한 4555원에 거래를 마치기도 했고요.

그래도 다른 새내기주들과는 다르게, 23일과 24일 연속으로 상승하면서 하락분을 회복한 점이 눈길을 끕니다. 1월 하반기 들어 증시 전반의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더 양호한 주가 흐름을 이어갈 여지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