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우크라 압박 행보 강화하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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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5-02-2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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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러 규탄' 유엔 결의안 철회 위해 압박

  • 우크라 광물협정 거부에 스타링크 차단 카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에서 군중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추진하는 가운데 친(親)러시아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주년을 규탄하는 연례 결의안 무산을 시도하며 러시아의 전쟁 책임을 언급하지 않은 자체 결의안을 제출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는 광물 협상 과정에서 통신망 차단 카드까지 꺼내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입수해 보도한 외교 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유럽의 유엔 회원국들을 상대로 러시아의 전쟁 책임을 규탄하는 우크라이나 결의안에 반대한다고 밝히며,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설득해 결의안을 철회하도록 압박했다. 또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결의안이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될 경우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전날 미국으로부터 결의안을 철회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했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앞서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제출한 결의안과는 별도로 자체적인 결의안을 제출했다. 초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침공’ 대신 양국의 ‘분쟁’으로 기술됐다.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에 관한 언급도 빠졌다. 우크라이나가 전쟁 3주년을 맞아 러시아 규탄 내용이 담긴 유엔 결의안을 제출한 가운데 미국이 이를 무산시키기 위해 전방위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광물 협상 중인 미국은 '트럼프 2기 실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차단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으로 인터넷을 제공하는 스타링크는 전쟁 이후 정상적으로 통신망이 작동하지 않는 우크라이나군에 필수 불가결한 자원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스타링크를 이용해 해상 드론과 정찰 드론, 장거리 무인 항공기(UAV) 등을 운용 중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종전 문제와 결부된 미국과의 광물 협상을 두고 합의가 임박했다면서도 초안의 세부 사항을 놓고 이견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21일 X(옛 트위터)에 “우크라이나와 미국 간 광물 합의안 초안이 작성되고 있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광물 협상에 관한 합의가 진정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세부 사항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공동 개발 제안을 받아들이되 러시아군의 위협으로부터 자국 안보를 지키도록 보장해 달라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가 종전 논의의 핵심 조건으로 자국의 안전 보장을 주장하는 만큼 광물 협상은 종전 문제와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은 전쟁 지원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광물과 가스, 석유 등과 항구 기반 시설에서 발생한 수익의 50%를 미국이 통제하는 기금에 납입하는 내용을 담은 새 협상 초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해당 기금이 5000억 달러(약 719조원)가 될 때까지 기여해야 한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점령 지역이 해방될 경우, 해당 지역의 자원 수익 중 66%를 미국에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도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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