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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딥시크 본사는 왜 중관춘이 아닌 항저우인가?
세계 AI업계를 발칵 뒤집은 중국 딥시크(Deep Seek)의 CEO 량원펑은 광둥성 출신이지만 딥시크 본사는 저장성 항저우다. 2025년 중국CCTV의 춘제 갈라쇼 ‘춘완(春晩)’에서 인간 무용수들과 함께 칼 군무를 선보여 화제가 됐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만든 유니트리 본사도 항저우다. CEO 왕싱싱도 선전의 드론회사 DJI를 퇴직한 후 항저우에서 창업했다
중국에서 요즘 떠오르는 '과학 혁신의 여섯 마리 작은 용'이라고 불리는 AI의 딥시크, 휴머노이드의 유니트리, ‘검은신화:오공' 게임으로 대박을 터뜨린 게임회사 게임사이언스, 야생고양이라는 브랜드의 4축 로봇의 딥로보틱스, 뇌-기계 인터페이스의 브레인코, 세계 최대 3D프린팅 데이터 플랫폼 매니코어는 모두 항저우 소재 기업이다.
중국 과학기술의 본산은 베이징의 중관춘이고 중국의 실리콘밸리는 광동성 선전이지만 지금 중국의 AI, 로봇의 메카는 저장성 항저우다. 항저우가 베이징과 선전을 제치고 중국 AI와 로봇산업의 떠 오르는 별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AI와 로봇은 데이터, 알고리즘, 인프라, 정책 등 4가지 조합이 누가 더 효율적이고 강한가에서 결판난다. 항저우는 인프라와 정책이 강하다. 중국은 인터넷 가입자 10억9000만명과 모바일 가입자 17억4000만명이 쏟아내는 빅데이터의 천국이다. 연간 1100만명의 대졸자들의 창의성이 알고리즘에서도 미국을 뛰어넘는 실력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마윈 키드처럼 딥시크의 성공에 힘입어 이를 모방한 딥시크 키드들이 손오공의 머리카락만큼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항저우 정부는 AI, 로봇산업 등에서 산업을 주도하는 '설계사'가 아닌 기업이 주도하는 산업에 지원과 관리를 하는 '정원사'의 역할만 해 기업의 자율성을 높였다. 중국 인터넷의 대부 알리바바의 본거지인 항저우는 AI산업단지를 만들고 알리바바의 거대한 IT인프라를 수많은 AI스타트업들이 활용하게 만들었다
항저우 정부는 '햇빛과 비를 책임'지고 기업은 '성장을 책임'진다는 식의 역할 분담을 확실히 했다. 항저우 정부는 싹수 있는 AI, 로봇기업에 자금 조달을 지원해 사업을 성공시켰다. 자금 소진으로 곤경에 처한 로봇기업 유니트리에 자금을 지원해 대박을 터트리게 만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항저우는 2개의 국가급 과학단지, 17개의 성급 실험실을 모아 AI, 휴머노이드, 뇌 과학, 양자 분야에 높은 수준의 플랫폼과 생태계를 구축해 신기술 분야 스타트업 기업들이 쉽게 창업하고 기술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
휴대폰은 선전이 공급망이 가장 완벽해 휴대폰 사업을 하려면 선전을 가야 하지만, AI와 로봇산업의 생태계는 항저우가 가장 잘 갖추었다. 항저우는 알리바바 중심의 '전자상거래의 도시'에서 지난 7년간의 생태계와 인프라 구축으로 AI와 로봇이 주도하는 중국 '기술 혁신의 메카'로 변신했다.
AI는 'MCMD'가 관건
중국의 딥시크 사례로 보면 AI산업에서 성공요인은 첫째로 인재(Man power), 둘째로 반도체(Chips), 셋째로 자금(Money), 넷째로 데이터센터(Data center)와 전력(Electric)이다.
첫째, AI시대는 괴팍한 천재 한 명이 나라를 먹여살린다. 딥시크는 미국 빅테크기업 연구인력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경력 4년 이하 중국 토종 인재들로 오픈AI의 18분의 1 비용으로 오픈AI에 버금가는 AI 모델을 만들었다.
수학천재, 과학영재들이 성형외과의사가 꿈이 되면 AI는 불가능하다. 인재는 대접해야 온다. 딥식크의 딥러닝 연구원의 채용급여는 112만 위안(2억2000만원)~154만 위안(3억1000만원) 수준이다. 한·중의 1인당 소득 차 2.5배를 곱해보면 한국 기준 5억5000만~7억8000만원이다
둘째, AI 3요소 중 빅데이터, 알고리즘, 인프라에서 인프라인 'AI Chip' 없이는 한계가 있다. 딥시크는 중국 SMIC가 7㎚로 만든 저성능 AI 칩과 CXMT가 만든 HBM2로 일냈다. 만약 딥시크가 삼성의 3㎚ 칩과 하이닉스의 HBM3e 칩이 있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한국 AI업체는 엔비디아 칩 2000개도 가진 곳이 없다는 얘기가 들린다. 해결책으로는 정부가 나서 HBM 공급을 레버리지 걸어 엔비디아 고성능 칩을 조달해줘야 한국 AI산업이 산다.
셋째, AI 전쟁시대에 반도체는 군수물자이고 보조금은 국방비다. 국방비 아끼다 보면 나라가 넘어간다. 국산 AI칩 회사 퓨리오사 AI를 메타가 인수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국가AI펀드' 만들어 한국형 AI칩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넷째, 데이터센터와 전력, 용수 공급을 혐오시설로 보면 AI는 포기해야 한다. 지역 간의 갈등 문제는 정부와 국회가 풀어줘야 한다. 대만은 가뭄에 농업용수를 반도체공장에 우선 공급해 주었고 중국은 데이터센터의 발열을 잡기 위해 하이난도에 해저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줄 정도다.
한국 AI에 골든 타임은 이미 지나갔다
지금 세상의 돈은 AI로 모인다.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도 AI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 시총 상위 10대 기업 중 8개가 AI 관련 기업이고, 세계 AI 2위가 중국인데 전 세계 시총 2위도 중국이다. AI에서 등외인 한국의 세계 시총 순위는 지금 16위다. 돈이 한국을 떠나고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
전쟁에는 강한 것으로 대응하는 것이 답이다. 한국은 강점인 AI산업에 필수인 'HBM+'로 전략을 짜야 한다. HBM반도체에 논리기능을 더하고 여기에 응용을 하는 AI모델을 개발하는 데 파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방법이다.
AI세상에는 오로지 박 터지는 경쟁만 있다. AI에서도 미국 독주에서 중국 양강으로 바뀌었고 한국은 등외 6위다. 한국, 생산성이 높은 52시간은 의미 있지만 없으면 104시간 일해도 모자란다. 한국은 지금 전 세계 데이터센터 설치 수, AI 특허에서 모두 등외다. 후발자가 선발자를 뛰어넘으려면 발상의 전환과 파격이 필요하다는 말은 한국 AI산업에 적용돼야 할 말이다.
전병서 필자 주요 이력
▷칭화대 석사·푸단대 박사 ▷대우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반도체IT 애널리스트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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