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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급등하는데 매물도 '쑥'...'똘똘한 한 채'에 서울 '집값공식'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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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5-03-0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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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집값 공식이 깨지고 있다. 통상 집값이 오르면 매물이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서울의 경우 매물과 집값이 동시에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똘똘한 한 채' 선호로 편중되면서 전체 매물은 늘어나지만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등 일부 선호 지역의 가격이 크게 올라 전체 집값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9만2937건으로, 한 달 전 8만1124건과 비교해 14.5%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8% 늘어난 규모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해 11월 20일 처음으로 9만건을 돌파한 후 8만건대 후반에서 9만건대를 오가며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수요가 몰린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이 속한 지역도 매물이 늘어나긴 마찬가지다. 송파구는 이날 기준 아파트 매물이 6912건으로 1개월 전(6252건) 대비 10.5% 증가했고,  강남구도 이 기간 아파트 매물이 7470건에서 8901건으로 19.1% 늘었다.

거래량도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거래신고 건수는 총 2537건으로 집계됐다. 2월 계약분의 거래신고 기한(30일)이 이달 말까지 한 달 가까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1월 신고분(3295건)의 77% 수준까지 거래량이 회복된 것이다.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기준으로 2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0.11% 올라 전주(0.06%)보다 두 배 가까운 상승폭을 보였다. 특히 송파구는 전주보다 0.58% 오르며 강남 3구 중에서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구(0.38%)와 서초구(0.25%)도 전주 대비 크게 올랐다.

통상 집값이 오르면 매물이 감소하기 마련이지만,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은 거래량과 집값 상승 국면에서 매물은 늘어나는 이례적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는 시장 양극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의 경우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하면서 자치구별, 단지별로 양극화가 이어져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전체 집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 양극화 지표인 KB부동산 아파트 5분위 배율을 살펴보면 서울의 경우 5.6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을 하위 20%(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집값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대장주 아파트와 그 외 아파트의 가격 격차 심화도 양극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2월 기준 KB부동산 전국 '선도아파트 50지수'(2022년 1월=100)는 105.2로 전월 대비 0.78% 상승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서울의 경우 선호 지역에 대한 수요 쏠림 현상으로 인해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전체 매물은 늘어도 주요 지역·단지 아파트값은 강세를 보이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집값 상승은 거래량으로 이어져 매물이 감소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똘똘한 한 채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시세 역시 고가는 계속 오르고, 저가는 계속 떨어지는 'K자형'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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