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이후 송파·강남 아파트 가격이 문재인 정부 당시의 집값 폭등 수준을 보이는 등 서울 집값 상승에 불을 지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장 과열 우려가 커지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가격 상승이 과도하면 재규제 가능성을 언급하며 진화에 나섰고, 국토교통부도 앞서 시장 교란 행위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토허제 해제를 신호탄으로 금리 인하와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 등 상승 요인이 상당해 향후 집값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오후 공공임대주택 품질개선 첫 단지인 홍제 유원하나아파트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을 풀게 되면 눌렀던 스프링이 튀어오르는 것처럼 처음엔 약간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지금까지는 예상수준을 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비정상적인 정도로 과도하다면 다시 규제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4% 상승하며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송파구는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8년 2월 첫째 주(0.76%) 이후 7년 1개월 만에, 강남구는 2018년 9월 첫째 주(0.56%) 이후 6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금리 인하, 공급 부족까지 올해 서울 부동산 시장, 특히 강남권의 경우 떨어질 이유가 없는 시장”이라며 “강남권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금리 인하가 기름을 부었고, 그 외 지역에서는 금리가 내려가면서 관망하던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뿐 아니라 강남 접근성이 좋은 경기권까지 집값 상승세가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 등 지역을 중심으로 최고가 경신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확인되는 상황"이라며 "계절적 성수기가 다가오는 만큼 향후 강남과 인접한 과천, 판교, 광교 등의 지역까지 온기가 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허제 해제 등 규제 완화가 단기 상승효과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추가 금리 인하와 경기 침체, 공급 부족 등 변수가 향후 집값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강남권 집값이 들썩이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및 대출금리 인하 등의 변수가 발생할 경우 투자심리가 더 확산될 수 있다"며 "금리 등 경제 상황이 집값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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