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거래가 급증하면서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공여 잔고가 18조원대를 회복하며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공여 잔고(14일 기준)는 18조990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평균은 18조2073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1월 평균(16조2556억원) 대비 약 2조원, 2월 평균(17조3937억원)과 비교해도 8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하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코스피는 약 8%, 코스닥은 9%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이 신용거래를 활용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신용공여 잔고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수익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거래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할 때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는 수수료와 이자를 수익으로 얻는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신용융자 금리를 일부 조정하며 수익성 강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신용거래 증가에 따라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거래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의 이자 수익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며 "투자심리가 살아난 만큼 신용융자 이용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용공여잔고가 증가한 가운데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투자자들의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신용거래는 주가 상승기에 고수익 기회를 제공하지만 하락장에서는 반대매매 등 손실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시장 분위기에서 신용거래 증가가 증권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지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금리 변동성 등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고려해 신용거래 추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