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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납품 중단 재연 우려에도 입다문 김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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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홍승완 기자
입력 2025-03-2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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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다시 한번 협력사 납품 중단에 맞닥뜨렸다. 대금 결제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서울우유 등이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 홈플러스 법정관리로 시장 혼란이 가중되면서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지만 김병주 MBK 회장은 여전히 두문불출한 상태다. 휴일에 깜짝 발표한 사재 출연의 자세한 규모나 집행 시기를 두고도 입을 다물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우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이날부터 홈플러스 납품을 중단했다. 앞서 서울우유는 지난 7일에도 납품을 중단하기로 했으나, 협의가 잘 이뤄져 실제 중단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산 방식과 주기를 두고 홈플러스와 입장차를 보이면서 납품 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현금 선납은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입장을 밝히고 있어 서울우유의 납품 중단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라면업계 1위 업체인 농심은 19일부터 이틀간 공급을 중단했다. 농심 역시 홈플러스와 정산 주기 등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홈플러스와 협상에 나선 농심은 21일부터 납품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농심과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다른 협력사들은 홈플러스 경영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언제든 대금 미지급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롯데웰푸드·오뚜기·삼양식품·동서식품 등이 이런 이유로 납품을 중단했다가 거래를 재개했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는 MBK와 김 회장을 향해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를 비롯한 5개 시민단체는 이날 김 회장에게 사재 2조원을 출자해 기업회생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같은 날 홈플러스 공동대표인 김광일 MBK 부회장 등에 대한 탄핵 서명을 받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연일 MBK를 압박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MBK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전날 MBK 검사에 착수했다. 국내 사모펀드가 특정 사건을 이유로 금감원 검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8일 열린 홈플러스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불참한 김 회장에 관한 고발과 청문회를 검토 중이다.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도 김 회장은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사재 출연을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인 출연 규모나 시기, 방식을 내놓지 않았다. 김 회장을 대신해 이틀 전 국회 현안질의에 출석한 김 부회장도 사재와 관련한 질의에는 답변을 피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은 "대주주인 MBK의 홈플러스 기업 회생 의지는 여전히 무책임하기 짝이 없었다"고 지적하며 "MBK에 대한 청문회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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