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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트럼프發 반도체 공급망 재편 가속화...엔비디아, 관세 피해 美 생산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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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5-03-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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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SMC 등과 협력해 美 생산 추진 중

  • 인텔 지분 인수설은 부인

  • 美, 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 비난하기도

18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GTC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GTC)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미국 위주로 재편될 조짐이다.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1위 기업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단기적으로 미국의 관세 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략이 통하고 있는 셈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황 CEO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GTC)를 계기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기적으로 (미국의 관세가) 엔비디아의 사업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민첩성을 키우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앞으로 4년 동안 총 5000억 달러(약 730조1500억원) 상당의 전자제품을 조달할 것"이라며 "그리고 그중 수천억개를 이곳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반도체 제조 및 전자제품 생산을 강화하고, 공급망 회복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황 CEO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다른 누구보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 데 열정적”이라면서 “TSMC와 협력해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준비를 해왔다. 올해 말까지 미국 현지 생산을 추가하면 꽤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가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대만 파운드리 기업인 TSMC는 지난해 12월 미국 애리조나 1공장을 준공하고, 최근 4나노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엔비디아는 최신형 칩도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TSMC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엔비디아의 최신형 칩 '블랙웰 울트라'에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3e가 탑재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삼성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며 "삼성은 베이스다이(Base Die·HBM 맨 아래 탑재되는 핵심 부품)에서 ASIC(맞춤형 칩)와 메모리를 결합하는 능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황 CEO는 폭스콘과 위스트론과 같은 다른 파트너사들도 미국 내 생산을 위해 함께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미국 현지 생산은 충분히, 충분히 가능하며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미국 현지 생산 계획에 대해 FT는 최근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들이 발표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언급하며 "'미국우선주의' 무역 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황 CEO는 경영난에 빠진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 인수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인텔 지분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협력체)에 속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누구에게도 컨소시엄에 초대받은 적이 없다”면서 “다른 사람들은 관련돼 있을 수는 있지만 나는 아니다”라고 했다. 대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TSMC도 이날 인텔 인수설을 부인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TSMC가 엔비디아와 AMD, 브로드컴, 퀄컴 등에 합작사를 설립해 인텔 파운드리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황 CEO는 이날 GTC 관련 일정을 소화하며 엔비디아의 최대 시장인 중국을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여전히 중국에서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중국 수출용 저사양 칩을 개발해 중국에 팔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수출 규제를 저사양 칩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고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AI 연구자의 50%가 중국 출신이다. 중국이 AI 연구에 크게 기여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중국 AI 기술을 높이 평가했고, FT와 인터뷰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에둘러 비난했다. 그는 “화웨이는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기술 기업이다. 자신들이 공략한 모든 시장을 정복했다”면서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중국에 제재를 가했지만, 화웨이의 지속적인 성공을 볼 때 이 같은 조치는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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