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들리는 나라살림] "세수 정합성 높여야" 국회 지적에도…'마통' 끊지 못하는 재정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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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서 기자
입력 2025-04-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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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말 일시 대출 잔액 32조원…이자만 445억원 지급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행안부·기재부 전경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행안부·기재부 전경.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규모 세수 결손이 이어지면서 재정 당국이 3년째 '한국은행 마이너스 통장'에 목매고 있다. 국회가 계속 '세수 추계 정합성 강화'를 주문하고 있음에도 돌려막기로 급한 불 끄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이 같은 자금 조달 행태가 고착화되면 국가 재정 운용 효율성 저하, 재정 건전성 악화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통화량 증가로 물가를 자극하고 수천억 원대 이자 부담을 발생시키는 만큼 빈번한 일시 차입을 제한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규모 세수 펑크 이후 일시대출 급증···"세수 추계 엄밀히 해야"
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 대출금·이자액 내역'에 따르면 정부가 한은에서 빌린 잔액은 32조원이다(3월 말 기준). 1분기에 총 47조원을 빌린 뒤 통합계정 24조원,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8조원은 아직 갚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른 3월 말까지 이자액만 445억3000만원이다.

정부는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일시차입을 활용한다. 일시차입 방식은 한은에서 일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일시 대출'과 재정 부족 자금을 보전하기 위해 단기 국채를 발행하는 '재정증권'으로 나뉜다. 

올해 기준으로 일시 대출은 연간 총 한도인 50조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이자액을 내면 활용할 수 있다. 개인이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활용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다.

재정 당국은 통상 부가가치세(부가세)가 수납되는 1월, 4월, 7월, 10월의 직전월인 3월, 6월, 9월에 일시 대출을 활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재정수지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급한 불을 꺼야 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부가세뿐만 아니라 법인세도 들어오는 만큼 상환에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한 2023년부터 일시 대출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56조원 규모 '세수 펑크'가 발생한 2023년 누계 일시 대출금액은 117조6000억원, 세수가 30조8000억원 모자랐던 2024년 일시 대출금액은 173조원에 달했다. 

2년간 정부가 한은에 낸 이자액만 3599억1000만원(2023년 1506억3000만원, 2024년 2092억80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2023년과 2024년 12월에는 각각 4조원·5조원 잔액이 남아 이를 이듬해에 상환하기도 했다. 그만큼 세수 추계가 부정확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일시 대출이 늘어나면 물가 관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가 지나치게 많은 돈을 일시 대출 형태로 빌리면 유동성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국회를 중심으로 세수 추계의 정합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는다. 임 의원은 지난해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기조적인 부족자금 수단으로 일시차입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들도 대정부 일시 대출을 시행하지 않고 예외적으로 일중 대출(당일 빌려서 당일 상환)만 허용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정성호 의원도 "기획재정부가 세수 추계를 엄밀히 하지 않고 재정 운용을 맞추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기재부 "신속집행 위해 어쩔 수 없다"
다만 정부는 단기적인 자금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시 대출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져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수준의 신속집행을 추진하는 만큼 일시 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1분기 신속집행으로 재정 투입이 늘었고 세입이 세출을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한은 일시 대출을 활용한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만큼 일시 차입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증권이 아닌 일시 대출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시 대출 이자율이 재정증권 금리보다 높기는 하지만 수시로 갚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63일물로 발행되는 재정증권은 63일치 이자액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이자액은 일시 대출이 더 효율적인 때도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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